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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나노 파운드리·1000단 낸드·감산無…작심하고 쏟아낸 삼성전자의 자신감

1.4나노 파운드리·1000단 낸드·감산無…작심하고 쏟아낸 삼성전자의 자신감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22-10-14 09:45
업데이트 2022-10-1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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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반도체 사업부별 ‘초격차’ 카드 제시
“삼성과 함께하면 다르다”는 신뢰감 강조

“삼성전자가 작심하고 나왔다. 그 작심엔 그만한 자신감이 있어 더 무섭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에서 진행한 반도체 사업부별 로드맵 발표를 두고 반도체 업계 내부에서 나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는 물론 파운드리(위탁생산)사업부, 시스템LSI사업부까지 모두 예년과 달리 ‘초격차’ 기술력을 공언하며 구체적인 양산 시기와 공정 방법까지 제시했기 때문이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사이클 하강에 따라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잇달아 ‘감산’을 선언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무감산’ 전략은 경쟁 기업들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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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하는 이재용 부회장
인사말 하는 이재용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월 20일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공장 시찰을 안내한 뒤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TSMC에 매출은 역전됐지만...초격차 기술로 경쟁력 확보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산호세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를 열고 삼성이 현재 보유하고 개발 중인 신기술과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4나노((㎚·10억분의 1m) 카드를 꺼내 들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시대를 열며 기술 우위를 확보한 데 이어 ‘기술의 한계’로 꼽히는 2나노를 넘어 1.4나노 공정을 2027년에 시작하겠다는 게 삼성전자의 계획이다.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 역시 1.4나노 공정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삼성전자와 달리 양산 시점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매출과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파운드리 시장은 TSMC가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는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오는 삼성전자의 기술력에 주목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를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만 하고 있는 TSMC는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침체에 빠진 삼성전자를 제치고 올해 말 반도체 시장 종합 매출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1.4나노를 비롯해 파운드리 사업 비전을 공개한 배경 역시 메모리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가격 변동이 적은 파운드리 시장의 고객사 확보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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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이 3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2’에서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은 “설계 전문 기업인 팹리스, 하이퍼스케일, 스타트업 등 다양한 고객에 맞는 구별된 니즈(Needs)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5세대 D램·1000단 낸드…세계1위 메모리 지배력 강화

파운드리 사업부 발표 이틀 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시스템LSI사업부도 사업비전을 공개했다. 이날 업계의 관심사는 메모리 불황에 따른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감산 여부였다. 이에 대해 한진만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현재 감산은 논의하고 있지 않다. 우리는 당장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예정된 경로를 손쉽게 바꾸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이는 미국 마이크론과 일본 키옥시아 등 해외 경쟁사들이 잇달아 감산 계획을 밝힌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삼성전자는 5세대 10나노급 D램을 내년부터 양산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경쟁사들이 4세대 14나노급 D램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최초로 5세대 10나노급을 양산하며 메모리 세계 1위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적층경쟁’을 벌이고 있는 낸드플래시 사업에서는 2030년까지 데이터 저장장치인 셀을 1000단까지 쌓아 올린 V낸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은 170단대로 이보다 6배가량 높은 적층 기술을 구현하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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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은 “삼성전자가 약 40년간 만들어낸 메모리의 총 저장용량이 1조 기가바이트(GB)를 넘어서고, 이중 절반이 최근 3년간 만들어졌을 만큼 디지털 전환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고대역폭, 고용량, 고효율 메모리를 통해 다양한 새로운 플랫폼과 상호진화하며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 오감까지 학습…시스템반도체 새지평 제시

시스템LSI사업부는 인간의 신체 기능을 가장 가깝게 구현하는 시스템반도체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인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시스템온칩(SoC)을 비롯해 이미지센서(눈), 통신용 칩(신경망·혈관), 전력 반도체(심장·면역체·피부)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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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인 박용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인 박용인 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은 “사물이 사람처럼 학습과 판단을 해야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인간의 두뇌·심장·신경망·시각 등의 역할을 하는 시스템반도체의 중요성은 더 커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는 SoC·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모뎀(통신 칩) 등 제품의 주요 기술을 유기적으로 융합하는 ‘통합 솔루션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발표가 대형 고객사 확보와 연구개발(R&D) 인재 유치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표의 핵심은 각 사업부가 보유한 ‘초격차 기술력’ 공개였다고 본다”라면서 “반도체 고객사 입장에서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삼성을 택하면 안정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신뢰감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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