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규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장기화할 것이란 공포 속에 증시가 추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절규하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있다. 이날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국제 유가 하락으로 한풀 꺾이리라는 기대감과 달리 전망치(8.0%)를 웃도는 8.3%를 기록하면서 나스닥지수가 전날 대비 5.16% 폭락하는 등 미 증시를 비롯해 각국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뉴욕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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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압박이 더욱 강해지며 주식과 채권 시장의 매도를 촉발했다.
9월 CPI 상승률 8.2%…예상 상회
13일(현지시간)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2%로 예상(8.1%)을 상회했다. 전월치(8.3%)보다는 낮아 7개월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하지만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3연속으로 0.75%p 올린 것을 감안하면 물가 안정화 효과는 사실상 전무했다.
전월비로 해도 CPI 상승률은 0.4%로 예상(0.2%)과 전월치(0.1%)를 상회했다.
기저 인플레이션 압박은 40년 만에 최고를 경신했다.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CPI 상승률은 전월비 0.6% 전년비 6.6%를 기록해 예상(전월비 0.4%, 전년비 6.5%)을 웃돌았다.
전년비 핵심 CPI 상승률은 8월 수치(6.3%)를 넘긴 것은 물론 1982년 8월 이후 최고를 다시 썼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7월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준 본부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연준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75% 포인트 올리는 것)을 단행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체 CPI의 1/3를 차지하는 주거비용은 2개월 연속 전월비 0.7% 올랐다. 반면 휘발유와 중고차 가격은 내렸다.
예상을 웃도는 고물가 압박으로 선물시장에서 다음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4연속으로 0.75% 올릴 확률을 98%로 가격에 반영했다. 심지어 5연속 0.75% 금리인상 확률도 62%에 달한다.
CPI 발표 이후 뉴욕증시의 선물 지수는 일제히 급락중이다. 미 동부 시간 기준 이날 오전 9시 29분 기준 다우는 1.7%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은 2.1% 나스닥은 2.7% 떨어졌다.
국채 매도도 심해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를 넘기기도 했다.
김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