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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껏 숲 놀이… 아이들 문득 깨치다[포토다큐]

맘껏 숲 놀이… 아이들 문득 깨치다[포토다큐]

안주영 기자
안주영 기자
입력 2022-10-11 17:16
업데이트 2022-10-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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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눈꽃마을 ‘이안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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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라인을 타기 위해 설치된 6m 높이의 타워 정상에서 아이들과 이안쌤이 숲을 바라보고 있다.
집라인을 타기 위해 설치된 6m 높이의 타워 정상에서 아이들과 이안쌤이 숲을 바라보고 있다.
●7가지 규칙 지키며 자유롭게 하고 싶은 놀이

매달 첫째·셋째 주 토요일이면 강원 평창군 대관령 눈꽃마을에서 10~20여명의 아이들이 모여 숲과 시간을 보내는 교실이 열린다.

7가지 규칙을 지키면 자유롭게 하고 싶은 놀이와 체험을 스스로 할 수 있는 곳, 이안의 숲 자연 놀이터다. 7가지 규칙은 ▲그물 위에는 2명씩 ▲선생님 눈에 보이기 ▲친구를 때리거나 밀지 않기 ▲망가뜨리지 않기 ▲친구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기 ▲선생님이랑 약속 지키기 ▲나쁜 말 사용하지 않기 등이다.

‘이안쌤’으로 불리는 이 숲 체험 교실의 운영자 이경윤씨는 2007년 평창에 귀촌하면서 숲해설가 공부를 시작했다.

10년 전 숲해설가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유치원에서 숲해설 선생님을 맡게 되며 본격적인 숲 체험 교실에 관심을 갖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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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체험을 하며 개구리를 발견하자 이이들이 신기하게 만져 보고 있다.
숲 체험을 하며 개구리를 발견하자 이이들이 신기하게 만져 보고 있다.
그렇게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인 두 아들과 함께 산에서 만든 밧줄 그네, 거미줄, 집라인이 지금의 숲 교실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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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지옥의 터널이라 불리는 체험 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한 아이가 지옥의 터널이라 불리는 체험 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작은 놀이터 수준이던 숲 체험 교실이 놀이시설 규모로 확대된 건 올해 농촌진흥청 치유농업 보조사업에 선정되면서다. 국가보조금 덕에 다양한 체험 시설을 더 설치했다. 그 결과 지금은 2640㎡(약 800평) 규모의 숲 곳곳에 절벽 그네, 알집, 자전거 엘리베이터, 놀이 재료 창고, 소꿉놀이터 겸 음악놀이터, 지옥의 터널, 외줄 그네, 배수구 미끄럼틀, 천국의 계단, 실내 교실(투명이 돔) 등 다양한 체험 시설이 자리를 잡았고 무대와 치유 과학실 또한 설치되는 등 체험시설로서의 구색을 갖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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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학교에 참가한 아이들이 각자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숲 학교에 참가한 아이들이 각자 하고 싶은 놀이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짜여진 프로그램 없이 놀이 방법 스스로 체득

각종 프로그램으로 채워진 도심의 숲 체험과 달리 이곳의 숲 체험은 따로 짜인 프로그램이 없다.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놀이 방식을 찾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하고 싶어서 하는 놀이가 진짜’라는 이안쌤의 놀이에 대한 철학이 녹아 있는 대목이다. 그 속에서 생기는 갈등조차 아이들끼리 해결하도록 한다. 놀이를 매개체로 한 일련의 과정이 아이에게 집중력과 끈기 독립심을 제공해 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안의 숲에서 몸 곳곳에 나뭇잎과 흙을 묻힌 채 뛰어다니는 김태민(7)군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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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거미줄처럼 생긴 로프를 오르며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있다.
한 아이가 거미줄처럼 생긴 로프를 오르며 스파이더맨 놀이를 하고 있다.
그는 “주말에는 집에서 휴대전화만 가지고 놀았는데 여기서는 6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재밌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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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남자 아이 2명이 주변의 테이블을 옮기며 스스로 식탁을 만들고 있다.
점심시간 남자 아이 2명이 주변의 테이블을 옮기며 스스로 식탁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곳을 찾았다는 한규리씨는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면서 자존감이 낮고 우울감도 있던 아들이 이곳에서 체험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친구들과 보낸 생활에 관해 재잘재잘 이야기할 정도로 밝아졌다”고 말했다. 이안의 숲을 경험한 아이들의 밝아지는 모습을 보면 숲이 주는 즐거움과 치유 효과가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코로나19는 세상곳곳에서 아이들 웃음소리를 사라지게 했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식사할 때조차 마스크만 살짝 내리고 음식을 입에 넣는 것이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아이들의 모습이 됐다.

이제 실외 마스크가 해제되고 외출에 대한 부담감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자연과 함께 코로나 걱정 없이 맘껏 뛰놀 수 있는 이곳은 갇혀 지낸 아이들에게 해방공간을 제공해 주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주말이면 웃음소리 가득한 대관령 평창의 ‘이안의 숲’을 찾아 아이와 함께 탈(脫)코로나 시대를 미리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글·사진 평창 안주영 전문기자
2022-10-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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