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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검수원복’ 한 달 “기소검사 그때그때 달라…이의신청권 손봐야”

‘검수완박+검수원복’ 한 달 “기소검사 그때그때 달라…이의신청권 손봐야”

한재희, 백민경 기자
입력 2022-10-11 17:51
업데이트 2022-10-1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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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개시 범위 조정 한 달
檢 수사 현장 목소리 들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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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한 시민단체가 세워둔 트럭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반대하며 법안을 처리한 국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 한 시민단체가 세워둔 트럭에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반대하며 법안을 처리한 국회를 비판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0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과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이 시행된 지 한 달이 흘렀다. 현장에서는 아직 적응 단계라면서도 “기소·수사 검사를 왜 분리하는지 모르겠다”, “고발인 이의신청권 제한은 계속 문제될 것”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법 시행 이후 검찰이 수사한 사건을 누가 기소할지는 ‘그때그때 달라요’다. 개정 법이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도록 규정하면서 현장에서는 검찰청 사정에 맞춰 기소 검사를 지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지난달 26일 위례신도시 개발특혜 의혹 피의자들을 엄희준 반부패수사1부 부장검사 이름으로 기소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위례 사건 수사는 반부패수사3부(부장 강백신)가 주도했지만 검수완박 탓에 옆 부서 부장검사가 동원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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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 이후에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시행 이후에 검찰의 수사 범위를 대폭 확대하는 내용의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검 상황에 따라서는 수사 검사가 소속된 부서장이 기소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지청의 한 부장검사는 11일 “앞으로 사례가 쌓여야 가닥이 잡힐 것 같다”면서 “다른 청이 어떻게 하는지 참고하면서 내부 규정을 손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수사·기소 검사 분리에 대한 불만이 여전하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에 책임 있는 사람이 기소해야지, 다른 사람의 이름이 올라가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수사 검사가 기소만 못하지 또 공판에는 참여하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마약 수사의 범위가 넓어진 것에 대해선 환영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부장검사는 “이제는 마약 밀수뿐 아니라 유통 사범도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벌써 일선에서 대마 유통사범을 구속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면서 “다만 마약 수사는 정보책을 뚫어 놓는 게 중요한데 이를 복원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듯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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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이 열린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검수완박 반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다. 2022. 9. 27 박윤슬 기자
검수완박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공개변론이 열린 27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 검수완박 반대 및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응원하는 화환이 줄지어 놓여 있다. 2022. 9. 27 박윤슬 기자
경찰 처분에 대한 고발인의 이의신청권을 제한한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검찰 관계자는 “시민단체에서 고발한 정치 사건을 막으려는 불순한 의도가 의심된다”면서 “이스타항공 채용비리도 검수완박 전에 이의신청을 한 덕에 전주지검에서 수사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동물학대 수사는 누가 이의신청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꼬기도 했다.

시행 초기인 만큼 적응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방의 한 부장검사는 “지청 규모의 검찰청에서는 검찰의 직접 수사가 한 달 동안 한 건도 없는 곳도 있다”면서 “아직 제도의 문제점 파악이 충분치 않으니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백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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