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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이대호 “할머니 저 박수 받으며 떠납니다… 이제 치맥 들고 사직 올 것”

‘울보’ 이대호 “할머니 저 박수 받으며 떠납니다… 이제 치맥 들고 사직 올 것”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2-10-08 22:53
업데이트 2022-10-08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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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에서 가족에 고마움 표현하며 눈물 펑펑
“덕아웃에서 보는 관중석 멋지고 든든했다”
등번호 10번 영구결번으로 최동원 11번 옆에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울고 있는 이대호를 아내가 달래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울고 있는 이대호를 아내가 달래주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하늘에 계신 할머니, 늘 걱정하시던 손자 대호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박수받으며 떠납니다. 오늘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습니다.”

‘조선의 4번 타자’, ‘빅보이’, ‘수비요정’ 등 수많은 이름으로 불리던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전을 마지막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와 어린 시절 하늘로 간 아버지, 그리고 가족과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롯데와 LG와의 경기 직후 진행된 이대호의 은퇴식 및 영구 결번식은 22년 간 그가 프로선수로서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행사 시작에 앞서 전광판을 통해 공개된 이대호 은퇴 축하 영상에는 어린 시절부터 그와 함께 야구를 했던 동료와 후배, 그리고 그를 지도한 감독, 친구들까지 모두 등장했다. 수영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하도록 계기를 만든 친구 추신수(SSG 랜더스)를 시작으로 동갑내기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우민(전 롯데),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함께 뛴 로빈슨 카노,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감독, 이승엽 등이 차례로 축사를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이날 은퇴식을 위해 사직구장을 찾아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본 뒤 그라운드에 내려와 이대호의 등번호인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를 전달했다. 이대호는 자신이 직접 쓰던 1루수 미트를 신 회장에게 전달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공개된 영구결번 마크를 보고 롯데 선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공개된 영구결번 마크를 보고 롯데 선수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은퇴 투어를 돌며 수 차례 눈물을 흘린 이대호는 이날도 가족들이 등장한 영상 편지를 보자 펑펑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사람들의 축하를 받은 이대호는 미리 적어온 은퇴사를 한줄 한줄 읽어내려갔다. “사실 오늘이 세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이었다. 기일에 은퇴식을 한다는 게 감회가 새롭고 슬프다”며 입을 연 뒤 “더그아웃에서 보는 사직구장 관중석만큼 멋진 풍경은 없고, 타석에서 들리는 부산 팬의 응원만큼 든든한 소리도 없을 것이다. 그 함성을 들은 이대호만큼 행복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자신이 프로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시간을 같이 보내지 못 했던 가족들에게는 “남들처럼 여름방학 때 해운대에 못 데려가는 못난 아빠를 위해 늘 웃는 얼굴 보여준 예서(딸)와 예준(아들), ‘독박 육아’라는 말도 모자란 아내에게 고맙다”며 고마움과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또 어린 이대호를 길러 준 할머니를 회상하며 “하늘에 계신 할머니, 늘 걱정하시던 손자 대호가 이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박수받으며 떠납니다. 오늘 가장 생각나고 보고 싶다”고 말한뒤 눈물을 쏟아냈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제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이대호로부터 답례품을 받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제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이, 이대호로부터 답례품을 받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그리고는 “이제 배트와 글러브 대신 맥주와 치킨을 들고 야구장에 오겠다. 여러분이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러주신 이대호, 이제 타석에서 관중석으로 이동한다”며 은퇴사를 마쳤다.

이대호의 은퇴사가 끝나자 그의 등장 테마곡인 ‘오리 날다’를 부른 가수 체리 필터의 깜짝 공연이 진행됐다. 트럭에 드럼과 기타를 싣고 사직구장 마운드에 도착한 체리 필터는 이대호를 위해 ‘오리 날다’를 열창했고,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가 됐다. 은퇴식이 끝난 뒤 롯데 후배들은 ‘빅보이’ 이대호를 하늘 높이 헹가래 쳤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롯데 선수들이 이대호를 헹가래 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된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의 은퇴식에서, 롯데 선수들이 이대호를 헹가래 치고 있다.
부산 연합뉴스
은퇴식을 끝으로 이대호는 롯데 선수가 아닌 롯데 팬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등번호 10번은 롯데의 또다른 레전드이자, 롯데의 정신으로 불리는 고(故) 최동원의 11번 옆에 자리한다.
사직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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