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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만나고 내 인생도 달라져”…사업 확장하는 실버이야기창작배우

“아이들 만나고 내 인생도 달라져”…사업 확장하는 실버이야기창작배우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2-10-06 16:26
업데이트 2022-10-07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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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부터 활동...지원자 늘면서 경쟁률 뛰어
‘실버이야기창작배우’로 명칭변경, 지원도 확대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운현유치원에서 진행한 ‘실버이야기창작배우 홈커밍데이’에서 김정숙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기존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인기를 끌면서 국학진흥원은 내년부터 ‘실버이야기창작배우’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을 확대한다.  안주영 전문기자
지난 5일 서울 금천구 운현유치원에서 진행한 ‘실버이야기창작배우 홈커밍데이’에서 김정숙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기존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인기를 끌면서 국학진흥원은 내년부터 ‘실버이야기창작배우’로 이름을 바꾸고 사업을 확대한다.
 안주영 전문기자
“이 녀석아, 내가 네 애비다. 아니다, 내가 진짜 네 애비다.”

김정숙 실버이야기창작배우(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가 구성진 목소리로 들려주는 ‘요술항아리’ 이야기에 귀를 쫑긋 세운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다음이 궁금한 눈빛이다. 무엇이든 두 배로 늘어나는 요술항아리를 두고 부지런한 농부와 욕심쟁이 사또가 벌이는 이야기를 다 끝내자 아이들이 주위로 몰려와 꼭 껴안는다. 아이들에게 둘러싸인 김 배우는 “이렇게 재밌고 보람 있는 일이 또 있겠느냐”며 활짝 웃었다.

서울 금천구 운현유치원에서 지난 5일 진행한 ‘실버이야기창작배우 홈커밍데이’에서 배우들의 인기는 여전했다. 유치원이 10월 노인의 날을 맞아 이전에 활동했던 이들을 모시고 마련한 감사의 자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기존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명칭을 ‘실버이야기창작배우’로 변경하고 내년부터 사업을 확대한다. 복지 사업에서 한 발 나아가 예술의 영역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매년 ‘이야기 배틀’(경연대회)을 열어 ‘올해의 실버이야기창작배우’를 선발할 계획이다. 경연대회 등을 거쳐 배우를 발굴하고, 극단 등과 협업해 일부는 전문배우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전통 이야기를 소재로 한 이야기 콘텐츠를 담을 플랫폼을 구축해 세종학당이나 외국의 한국어 학습 기관 등에 보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서 2009년 처음 선발해 2010년부터 올해까지 2만여명의 배우가 5만 8000여곳을 방문해 378만 6000여명의 아이들에게 동화를 들려줬다.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국학진흥원이 매년 초 고령층 여성을 대상으로 뽑는 사업은 날이 갈수록 지원자가 늘고 있다. 30명을 선발한 2009년엔 75명이 모였는데, 2020년 1300명 선발 때에는 6998명이 경쟁을 벌였다. 코로나19로 선발인원이 550명이던 지난해 3552명이 몰려 6.5대1을 기록했다.

4기로 활동했던 황영이 배우는 “재수에 삼수까지 하면서 도전하는 사례도 흔하다”고 귀띔했다.

선발된 배우들은 2박 3일 동안 신규 교육을 받고, 월례교육 48시간까지 모두 72시간 교육을 받는다. 옛이야기의 특성, 유아 발달과정, 아이들에게 맞는 어휘와 말씨, 유아의 인지 발달과정 등 교육과정도 촘촘하다.

활동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도 크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이원순 배우는 5기로 활동하면서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을 만나면 활력이 샘솟고, 인생이 달라졌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떠올렸다. “아이들을 더 오래 보려고 건강관리도 하고 구연 연습도 더 많이 한다”고도 했다.

2016년부터 매해 신청하는 백현정 운현유치원 원장은 “일정한 수준의 교육을 받은 분들이어서 효과가 크다.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아 앞으로도 사업을 계속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 배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딸을 만나러 가서 그 지역 유치원을 찾아 ‘두더지의 신붓감’ 이야기를 들려줬는데 반응이 너무나 좋았다”면서 “교재 등을 잘 챙겨 외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 우리말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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