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마약사범 전년 대비 10.5% 감소
유명 작곡가 돈스파이크 마약 투약 혐의로 영장실질심사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유명 작곡가와 사업가인 돈스파이크(본명 김민수)가 지난해 9월 2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북부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2022.9.28 연합뉴스
3일 대검찰청 마약류월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단속된 마약류 사범은 총 1만 6153명으로 집계됐다. 2020년 단속 인원 1만 8050명에 비해 10.5% 줄었다. 이전까지 마약사범 규모는 2018년 1만 2613명, 2019년 1만 6044명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는 추세였다. 그러다 지난해 갑자기 줄어든 것이다.
수사기관에서는 통계처럼 실제 마약 범죄자가 줄었다고는 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서울 강남 클럽을 비롯한 유흥업소를 중심으로 일반인에까지 마약이 침투하고 있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서울 금천구 원룸 화장실 천장과 경기 시흥시 원룸 냉장고에서 압수한 필로폰 2.9kg.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제공
지난해 마약사범이 줄어든 것을 놓고 법조계에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한 원인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지난해 1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마약 관련 검찰의 수사 가능 범위는 ‘500만원 이상 마약 밀수’ 사건으로 크게 제한됐다. 그 외 마약 투약과 유통 사건 등은 경찰이 전담해야 하지만 경찰의 수사 부담이 갑자기 커지면서 과부하가 걸렸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 김희준 변호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 범위를 제한하고 검경 간 공조 수사가 어려워지면서 마약 수사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면서 “마약범죄 특성상 투약·소지·판매 등이 모두 연결된 구조라 수사 범위를 나누는 것은 역량을 약화하는 결과만 낳는다”고 짚었다.
마약 중독자들의 얼굴 변화
멀트노머 카운티 셰리프 사무소
대전경찰청은 13일 오전 지역 재력가 등에게 마약을 넣은 커피를 먹여 돈을 잃게 하는 등 억대 사기도박을 벌인 피의자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피의자들이 사기도박에 이용한 필로폰 등 향정신성의약품. 2022.9.13
대전경찰청 제공
대전경찰청 제공
이범진 마약퇴치연구소장(아주대 약학과 교수)은 “마약범죄 수사는 특성상 많은 정보 조직이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 “기관 사이의 유기적인 수사 체계를 갖추는 것이 앞으로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재희·박상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