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 시기에 돌봄 포기 선언이라니/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참여연대 실행위원

[기고] 이 시기에 돌봄 포기 선언이라니/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참여연대 실행위원

입력 2022-09-21 20:24
수정 2022-09-22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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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참여연대 실행위원
김형용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참여연대 실행위원
한국은 자랑스러운 나라다. 경제적, 사회문화적 성공으로 어느 선진국과도 국가 브랜드를 견줄 수 있다. 그런데 정치와 정부를 떠올리면 창피함을 감출 수 없다. 아마도 공직자가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한다는 의심 때문이다. 정치인이 추구하는 자기이익은 표다. 표를 얻기 위해선 조직되지 않은 국민보다 재정적, 조직적 지원을 하는 소규모 이익집단의 편을 드는 것이 유리하다. 관료의 자기이익은 예산과 프로그램의 재량적 권력이므로, 정보 비대칭의 우위를 이용해 권한을 유지하고 확대하려 한다. 물론 사익 추구로 인한 정부 실패는 국민의 기본권 침해로 이어진다.

최근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사회서비스원 폐원을 추진한다. 정부 실패의 양상은 변하지 않았다. 9년 전 경남지사 시절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에도 방만 경영이라는 프레임으로 사회서비스원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슈 선점을 노린 듯 울산시는 이미 사회서비스원을 아예 폐지하는 조례를 입법예고했고, 울산시의회는 여성가족개발원과 두 기관을 통합하기로 했다. 서울시를 비롯한 여러 광역단체들도 사회서비스원 사업 축소를 추진한다. 폐원 이유는 단순하다. 사회서비스원은 이전 정부의 국정과제였고, 조직된 민간 복지사업자들이 거부하며, 지자체에 새로운 복지 비용을 부과하기 때문이다.

사회서비스원은 노인과 아동 그리고 장애인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된 지자체 출연법인이다. 지난해 관련 법률도 제정됐다. 그동안 요양과 보육 등 돌봄의 사회화 정책에 매년 수조 원의 공적 재원이 투입됐다. 그러나 민간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돌봄이 공급돼 국민의 신뢰가 낮고 요양보호사 등 종사자 처우도 문제로 대두됐다.

지자체가 사회서비스원으로 주민 돌봄을 직접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대구와 서울의 사회서비스원은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긴급돌봄을 제공해 성공적 재난 대응력을 보여 줬다.

사회서비스원 폐지는 지자체만의 탓이 아니다. 가뜩이나 늘어난 현금복지 대응 지방비로 재량재원이 부족해진 지자체가 국고 지원이 거의 없는 복지사업을 유지할 리 없다. 입법 과정에서 여야 대립으로 사회서비스원은 민간 사업자가 기피하는 어려운 돌봄을 제공하면서 독립채산 경영을 해야 한다는 이상한 법안이 만들어진 탓이 크다. 좋은 돌봄에는 비용이 든다. 최악의 노인 자살률은 지난 10년 동안 절반이나 줄었다. 장기요양제도가 시작되면서부터다. 돌봄에 투자하지 않는 사회, 우리는 다시 각자도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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