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비대위 또 다른 논란 소지 없어야
신속히 체제 정비해 민생 전념하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오른쪽)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 협의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법원은 ‘당이 비상 상황에 이르지 않았음에도 당내 일부 인사들이 지도체제 전환을 위해 비상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법원이 비대위원장 직무만 정지시킨 것”이라며 당헌ㆍ당규 개정 전까지 현재 비대위 체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를 당장 해체하면 당헌ㆍ당규 개정안 상정을 위한 의결을 할 기구가 없게 된다는 불가피론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이 같은 입장을 법원도 수긍할지는 의문이다.
국민의힘이 당내 갈등을 법원으로 끌고 간 것은 ‘정치력 부재’를 자복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본다. 부끄러워하고 자숙해도 모자랄 판에 의원총회에서는 이 전 대표의 ‘해당 행위’를 문제 삼으며 당 윤리위원회가 조속히 이에 대한 징계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결의문에 담았다. 이 전 대표가 ‘양두구육’ 등의 발언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당원들을 모욕한 만큼 추가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것인데, 갈등 구도가 이 전 대표의 성상납 및 무마 의혹을 넘어 당 주도권 싸움으로 비쳐지는 마당에 이를 액면 그대로 수긍할 국민은 많지 않을 듯하다.
국민의힘이 안정을 되찾기를 바라는 것은 다중 위기에 포위된 국민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주어야 마땅한 집권여당이기 때문이다. 갈등의 원인이 민생 안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의 크고 작은 의견차 때문이라면 여론이 이토록 차갑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만큼 국민의힘은 더이상의 혼란을 부르는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면서도 신속하게 지도체제를 정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안정을 되찾고 나면 책임을 묻는 절차는 당연히 뒤따라야 한다.
2022-08-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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