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텀블러에 체액 테러男 ‘재물손괴’ 변명 안 통했다…법원 “해고 정당”

동료 텀블러에 체액 테러男 ‘재물손괴’ 변명 안 통했다…법원 “해고 정당”

진선민 기자
입력 2022-06-26 14:39
수정 2022-06-26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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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동료의 텀블러에 자신의 체액을 넣어 해임된 서울시 공무원이 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형사법원은 이 행위를 재물손괴죄로만 처벌했지만 징계 소송을 맡은 행정법원은 성희롱이 맞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 신명희)는 지난 9일 전 공무원 A씨가 서울시장을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7월 6차례 동료 B씨의 텀블러나 생수병에 몰래 자신의 체액을 넣거나 묻혔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그는 지난해 2월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서울시에서 해임했다.

A씨는 “성희롱이 아닌 재물손괴 행위에 불과하다”고 반발하며 소송을 냈다. “자위 행위를 할 때 어떤 기구를 사용할지는 성적 자기결정권과 행복추구권에 속하는 성적 자유이므로 품위 손상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지난해 4월 서울북부지법에서 성범죄가 아닌 재물손괴죄만 적용돼 벌금 300만원형을 받은 점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A씨의 행동은 업무와 관련한 성적 언동으로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A씨가 텀블러 자체가 아니라 B씨 소유 물건에 성적 쾌감을 느꼈다고 보고 ‘특정인을 성적 대상화한 행동’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피해자 B씨가 사무실에서 더는 물을 마실 수 없을 정도로 큰 충격에 빠졌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A씨는 공무소 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운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공적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정도로 매우 심각하고도 반복적으로 이뤄져 비위 정도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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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같이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어 처벌을 피하는 성범죄 사건이 잇따르면서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7월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는 내용의 성폭력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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