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책은 우리의 집 같은게 아닐까요”...발 디딜 틈 없는 뜨거운 독서 열기

“책은 우리의 집 같은게 아닐까요”...발 디딜 틈 없는 뜨거운 독서 열기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2-06-01 16:45
업데이트 2022-06-01 18:14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2022 서울국제도서전 개막
김영하 작가 강연회 등 성황
“독서,저자와의 지속적 대화”
첫날에만 3만명 이상 방문

이미지 확대
김영하 작가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 국제도서전에서 열린 ‘책은 건축물이다’ 강연에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도피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준비이기도 하다”라며 “사람들이 다음 날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김영하 작가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 국제도서전에서 열린 ‘책은 건축물이다’ 강연에서 “책을 읽는 다는 것은 도피이기도 하지만 마음의 준비이기도 하다”라며 “사람들이 다음 날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작가 지망생으로서 사람이 죽는 이야기를 많이 쓰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희망적인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은데 제가 쓰고 싶은 것을 쓰는 것이 맞는 것일까요.”(문예창작과 4학년 학생 김민경)

“성경에도 카인이 아벨을 죽이는 얘기가 나오듯 살인은 오래된 문제입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이 살인이나 자살 이야기를 쓰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김영하 작가)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2022 서울국제도서전이 개막했다. 이날 행사는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축소됐던 행사가 3년 만에 대규모로 열린 탓인지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유명한 김영하(54) 작가가 펼친 ‘책은 건축물이다’ 강연회에서는 사전 예약한 청중 100여 명 외에도 울타리 밖에 서서 경청하는 독자 200여 명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김 작가도 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고자 당초 앉아서 강연하려던 계획을 바꿔 1시간 20분 동안 서서 진행했다.

김 작가는 “책을 읽는 행위는 저자와 끊임없이 대화하는 일인데 코로나19에도 독서 인구는 늘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러스에 취약한 육체는 집으로 숨고, 우리의 정신은 책이라는 곳으로 도망간 것일까 생각했다”면서 “그렇다면 책은 우리의 집 같은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건축물은 주문자를 위해 만들지만, 책은 생산자가 기획하고 사용은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이 한다”라며 “민주주의의 친구이자 시민 혁명의 도화선인 책은 ‘문자가 사는 집’으로 오래 살아남는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일류 선진 국가는 문화의 힘으로 완성되며 문화의 바탕에 책이 존재한다”라며 ”K-컬쳐의 탁월한 경쟁력에는 책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축사를 통해 “일류 선진 국가는 문화의 힘으로 완성되며 문화의 바탕에 책이 존재한다”라며 ”K-컬쳐의 탁월한 경쟁력에는 책이 있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대한출판문화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올해 도서전은 ‘반걸음’(One Small Step)을 주제로 5일까지 열린다. 주빈국인 콜롬비아를 비롯해 15개국에서 195개 사가 참가했다. 저자·강연자로는 국내 167명(해외 12개국 47명) 등 총 214명이 참여해 각종 강연과 대담 등 306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도서전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한 듯 개막식 1시간 전부터 행사장인 코엑스 A홀 입구에는 100여 명의 관람객이 줄을 섰다. 출판문화협회는 이날 하루 동안 2만 5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행사 기간 내내 10만 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개막식에는 박보균 문체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장. 아드리아나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 등 내빈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축사에서 “이번 도서전 주제 ‘반걸음’은 절제와 겸손의 단어로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렸다”며 “기성 질서와 관념을 뛰어넘는 변화와 파격을 위해 낯선 곳으로 향하는 도전과 용기가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은 “콜롬비아의 창의성, 다양성, 친밀함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지난 4월 열린 보고타 국제도서전 방문객 60만 명 가운데 30만 명 이상이 주빈국이었던 한국관을 방문했던 만큼 콜롬비아에도 한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미지 확대
아드리아나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콜롬비아의 창의성, 다양성, 친밀함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첫 스페인어권 나라라서 무한한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아드리아나 파디야 콜롬비아 문화부 차관이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A홀에서 열린 제28회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에서 “콜롬비아의 창의성, 다양성, 친밀함이라는 가치를 공유하게 돼서 매우 기쁘다”며 “서울국제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하는 첫 스페인어권 나라라서 무한한 자긍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제공
이날 드미트로 포노마렌코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 부부도 개막식에 참석해 눈에 띄었다. 출판문화협회는 전쟁 상황 속에서 이번 도서전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출판사 ‘더 올드 라이언 퍼블리싱 하우스’에 부스를 무료 제공했다. 주한독일문화원이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운영하는 공동 부스에는 독일어로 번역된 우크라이나 문학 작품들도 전시된다.

하종훈 기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