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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파격 “당국은 총격범이…” “당국은 총격범이…” “당국은 총격범이…”

NYT 파격 “당국은 총격범이…” “당국은 총격범이…” “당국은 총격범이…”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5-31 17:32
업데이트 2022-05-3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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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총격범이 그 무기를 합법적으로 획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같은 문장이 무려 열다섯 차례나 반복된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오피니언 란의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선데이 리뷰 섹션은 파격적인 그래픽 편집으로 눈길을 붙들었다. 첫 면에는 아무런 기사가 없이 시커먼 그래픽만 눈에 띈다. 검정색 바탕에 흰 글씨로 앞의 문장이 반복돼 있다. 커다란 활자의 문장 아래에는 작은 활자로 ‘유밸디 텍사스주 2022 21명 살해’라고 새겨져 있다. 그 다음 똑같은 문장 아래는 ‘버펄로 2022 10명 살해’라고, 그 다음 똑같은 문장 아래는 ‘볼더 콜로라도주 2021 10명 살해’라고 새겨져 있다. 계속해서 10년 동안 미국의 주요 총격 사건 장소와 연도, 피해 규모가 나열돼 있다.

끊임없이 총격 사건이 벌어지는데도 당국은 “총격범이 합법적으로 무기를 획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이 지긋지긋한 총격 사건이 도무지 척결될 기미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과 무력감을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아래에는 4면과 5면에 세 기자의 리포트, 제이 캐스피언 강의 유밸디 사건의 견딜 수 없는 낯익음,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의 총기 규제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 미셸 코틀의 전미총기협회(NRA)의 텍사스 잔치 등의 기사를 안내하고 있다.
야후! 뉴스의 블로그 데드라인은 풍자 웹사이트 어니언(The Onion)이 한 발 더 나아가는 파격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지난 25일 홈페이지의 모든 기사 21건이 전날 유밸디 참사를 비롯해 과거 총격 사건을 다룬 기사였다. 2014년 5월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버라 근처 아일라 비스타 총기 난사 사건 때 처음 올라온 이 기사는 유밸디 사건까지 모두 21건이 됐다.

사건이 벌어진 시간과 장소, 인명 피해 규모는 다 제각각인데 똑같은 제목 “‘이걸 막을 방법이 없네’라고, 이런 일이 규칙적으로 일어나는 유일한 나라는 말한다”라고 달았다. 가상의 시민을 인터뷰이로 내세워 “끔찍한 비극이지만 누구도 이를 막을 수 없다”고 되풀이하면서, 총기 난사 사건에 대응하는 정치권과 언론의 무기력함을 꼬집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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