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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견제구 불발… 남태평양 10개국 경제·안보 협력 무산

中, 美 견제구 불발… 남태평양 10개국 경제·안보 협력 무산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2-05-30 21:46
업데이트 2022-05-3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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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불필요한 긴장 고조” 우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30일 남태평양 도서국 피지에서 열린 제2회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쉬운 표정으로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수바 AFP 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30일 남태평양 도서국 피지에서 열린 제2회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결산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쉬운 표정으로 회견장을 떠나고 있다. 수바 AFP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워싱턴의 포위망을 깨뜨리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한 남태평양 10개국과의 안보·경제 협력 구상이 무산됐다. 일부 도서국이 자신들을 미국 견제의 ‘장기알’로 쓰려는 베이징의 속내에 우려를 느꼈기 때문이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피지에서 솔로몬제도와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등 10개국과 제2차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시 주석이 제안한 ‘포괄적 개발 비전’을 논의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미크로네시아 등 일부 국가가 이견을 나타냈다. 앞서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이웃 국가들에 보낸 서신에서 “(중국의 요구는) 불필요하게 지정학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지역 안정을 위협한다”며 “잘해야 신냉전, 최악의 경우에는 3차 세계대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달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해 남태평양에 첫 ‘군사거점’을 마련했다. 만약 베이징이 이번 회의에서 포괄적 개발 비전까지 성사시켰다면 중국은 자국 경찰을 태평양 도서국가에 상주시키고 전용 통신망도 설치할 수 있었다.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를 통한 중국 공세 전략에 구멍을 만들 수 있었으나 불발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 입장에서는 솔로몬제도나 키리바시처럼 베이징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우군도 얻은 만큼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합의의 최종 도달을 향해 중요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며 “각측은 계속해서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토론을 통해 더 많은 공동 인식에 도달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2022-05-3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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