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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왜 여기서 나와…숨어있던 조선 유물, 처음으로 관객 만난다

기차가 왜 여기서 나와…숨어있던 조선 유물, 처음으로 관객 만난다

김정화 기자
입력 2022-05-30 16:00
업데이트 2022-05-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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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랑, 청운 강진희 전시 6월 18일까지

시카고미술관 소장 병풍도 7월 현지 공개

구한말 외교관이자 서화가인 청운 강진희가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을 수행해 미국 워싱턴DC에 체류하던 1888년에 그린 ‘화차분별도’. 예화랑 제공
구한말 외교관이자 서화가인 청운 강진희가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을 수행해 미국 워싱턴DC에 체류하던 1888년에 그린 ‘화차분별도’. 예화랑 제공
조선인으로서 미국에서 풍경화를 그린 청운 강진희(1851~1919)의 작품, 책, 사진 등이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된다.

서울 강남구 예화랑에서 열리는 한미수교 140주년 기념 전시 ‘연: 이어지다’는 조선 후기 관료이자 서화가인 강진희에 대해 집중조명하는 전시다. 1888년 대한제국공사관으로 미국에 간 강진희는 공관원 중 유일한 서화가로 조선인 중 처음으로 미국에서 직접 풍경화를 그린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일반에 처음 선보이는 ‘화차분별도’는 워싱턴DC 인근에서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현지에서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종이에 수묵 세필로 그린 풍경화인데, 두 철길을 달리는 기차 두 대와 서양식 5층 건물 등이 표현됐다.

이 그림은 워싱턴에서 볼티모어로 향하는 과정에서 기차가 지나는 모습을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이 작품은 가로 34㎝, 세로 28㎝의 크기의 이 그림은 1981년 동아일보 지면에 소개됐지만, 원본이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미국 현지에서 찍은 강진희의 초상 사진. 1888년 미국에 최초로 도착한 공관원 일행의 사진 가운데 유일한 원본으로 뒷면에는 사진관 주소도 적혀 있다. 예화랑 제공
미국 현지에서 찍은 강진희의 초상 사진. 1888년 미국에 최초로 도착한 공관원 일행의 사진 가운데 유일한 원본으로 뒷면에는 사진관 주소도 적혀 있다. 예화랑 제공
이번 전시에는 강진희의 저작 ‘악부합영’도 처음으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조선 후기 판소리 연구가 취송 송만재의 관우희, 신위의 소악부, 그리고 자신이 모은 악부를 엮은 것이다. 송만재의 관우희는 지금까지 연세대, 선문대가 보관 중인 2종만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악부합영의 발견으로 총 3종으로 늘었다.

강진희가 공사관으로 미국에 갔을 당시 워싱턴의 한 사진관에서 촬영한 사진의 원본도 공개된다. 1888년 미국에 최초로 도착한 공관원 일행의 사진 가운데 유일한 원본으로 사진관 주소도 적혀 있다. 예화랑 김방은 대표는 “지난해 4월 서화협회의 전시 역사 100주년을 기리는 전시에서 ‘악부합영’을 알게 된 것을 인연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했다. 강진희는 김 대표 부친의 외증조부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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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미술관 소장 ‘곽분양행락도’ 병풍이 보존 처리를 거친 모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미국 시카고미술관 소장 ‘곽분양행락도’ 병풍이 보존 처리를 거친 모습.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7월부터는 미국 시카고 미술관에서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보존처리 작업에 참여한 ‘곽분양행락도’ 병풍도 공개된다. ‘곽분양행락도’는 중국 당나라 장군 곽자의가 호화로운 저택에서 가족과 함께 연회 즐기는 모습을 그린 조선 후기 회화다. 조선 왕실에서 부귀와 다복을 기원하며 만들어 소장하는 등 당대 유행했다.

현재 미국 시카고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은 19세기 후반 만들어진 8폭 병풍이다. 현존하는 ‘곽분양행락도’ 가운데 필치가 고르고 우수하며, 색채도 잘 남아 있는 편에 속한다.

재단은 보존처리 과정에서 19세기 조선 행정문서가 ‘곽분양행락도’의 배접지(종이, 헝겊 또는 얇은 널조각 따위를 여러 겹 포개어 붙인 것)로 사용된 사실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제작시기가 1867년 이후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김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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