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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기가 쓸 사람도 못 챙기는 게 ‘책임총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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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5-29 17:31 사설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던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여당의 계속된 반대에 고사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윤 은행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비대면 전국 영업점장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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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 첫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던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여당의 계속된 반대에 고사 의사를 밝혔다. 사진은 윤 은행장이 지난해 7월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비대면 전국 영업점장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천으로 지명됐던 윤종원 국무조정실장 후보자가 낙마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이력을 문제 삼아 국민의힘이 반대하자 윤 후보자는 “새 정부에 부담이 되는 것 같다”며 고사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되돌려 주겠다고 한 약속이 빈말이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윤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냈고, 국제통화기금(IMF) 상임이사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거쳤다. 이런 이력과 능력을 고려해 한 총리가 강력 추천했다고 한다. 국조실장은 총리를 보좌하며 각 부처의 정책을 조정하는 자리다. 총리의 추천권이 가장 보장돼야 하는 직책이다.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국조실장 추천마저 총리가 소신대로 못 하게 하면서 어떻게 ‘책임총리제’를 구현한다는 것인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중심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 총리를 겨냥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고집을 부린다”는 등 도가 지나친 발언까지 쏟아냈다. 여당이 입으론 책임총리제를 말하면서 속으로는 종전의 의전총리를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이번에 윤 후보자가 여당 반대로 낙마하면서 여당이 앞으로도 주요 인사에 제동을 거는 등 당정 엇박자가 재연되지는 않을까 걱정스럽다. 여당이 과거처럼 무조건 대통령실을 추종할 필요는 없겠지만 대통령이나 총리의 결정을 공개적으로 뒤집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책임총리제 구현 여부를 떠나 앞으론 누구든 이전 정부 요직을 맡았다는 이유만으로 새 정부 인사에서 배제돼선 안 된다. 능력을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에 맞지 않고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2022-05-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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