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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삼킨 지리차, 르노코리아 2대 주주로… ‘한국산 중국차’ 미국 수출 야심

볼보 삼킨 지리차, 르노코리아 2대 주주로… ‘한국산 중국차’ 미국 수출 야심

류지영 기자
류지영, 오경진 기자
입력 2022-05-10 20:36
업데이트 2022-05-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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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저가격·저품질’ 이미지가 강하던 중국 자동차들이 글로벌 메이커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 회사인 지리자동차는 르노코리아자동차의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리차가 직접 만든 전기차는 국내에서 ‘없어서 못 파는’ 제품이 됐다.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현대자동차·기아 등 한국 기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지분 34.02% 확보

르노코리아는 10일 지리차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회사 지분 34.02%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그간 르노코리아 지분은 프랑스 르노그룹 80.1%, 삼성카드 19.9%였다. 2004년 상하이차의 쌍용차 인수(2021년 인도 마힌드라에 매각 뒤 철수) 이후 두 번째로 중국 자동차 회사가 국내에 생산 거점을 마련했다.

지리차는 지난 1월 “2024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친환경 신차 등 합작 모델을 생산하겠다”고 발표한 뒤로 르노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궁극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한국을 우회로로 쓰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세 이점 등을 십분 활용해 ‘한국에서 만든 중국차’를 미국에 수출하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지리차는 스웨덴 볼보와 합작한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도 국내에 론칭했다. 지리차의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제품은 지난달 460대가 팔려 수입 전기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차의 괄목할 만한 약진은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완성차 수출 대수는 201만 5000대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성장했다. 이제 중국은 일본(382만대)과 독일(230만대)에 이어 세계 3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기업들이 꾸준히 품질을 끌어올린 결과다.

●한국 완성차·배터리 분야 위협

중국 브랜드의 성장은 한국 기업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두 나라 간 자동차 산업이 워낙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 토종 업체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면서 한국차의 중국 시장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2014년만 해도 10%에 육박하던 현대차·기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를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전기차와 뗄 수 없는 2차전지 분야도 사정은 비슷하다. 중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으로 치고 나가면서 ‘K배터리’의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33.2%에 달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26.3%로 줄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동남아 등에서 중국차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도전한다면 한국차의 신흥국 진출 전략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서울 오경진 기자
2022-05-1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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