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상 ‘빈손’… 전쟁 새 국면
우크라 “비윤리적 살상무기 사용”
하리코프 민간인 거주시설 포격
美 “전쟁 범죄”… ICC, 조사 착수
러, 버티는 키예프 초토화 가능성
절망에서 피어난 새 희망2
8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 주민인 카테리나 수하로코바가 산부인과 병동 지하실에서 갓 태어난 아들 마카르의 이마에 키스하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일 엿새째로 접어든 가운데 당초 예상보다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군이 민간인도 무차별 공격하는 대량살상무기를 동원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마리우폴 AP 연합뉴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옥사나 마르카로바 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미 의회 보고를 마친 뒤 “러시아군이 오늘 진공폭탄을 사용했는데 제네바협약에 의해 금지돼 있는 것”이라며 특히 이들 폭탄이 주거지역을 겨냥해 사용됐다고 말했다. 진공폭탄은 산소를 빨아들여 일시적으로 진공 상태의 반경을 만든 뒤 초고온 폭발을 일으키면서 인체 내부기관까지 손상을 주는 비윤리적인 대량살상무기다.
진공폭탄을 발사할 수 있는 다연장 로켓 발사대(TOS1)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과 제2도시 하리코프 등지에서 포착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마르카로바 대사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NBC방송은 그간 군사시설을 집중타격하던 러시아군이 전날 하리코프의 민간인 거주시설을 폭격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에는 인구 140만명의 하리코프 전역에 폭발이 있었고, 흔들리는 아파트에선 연기가 났다. 헤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부 장관 보좌관은 페이스북에 “수십 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이 끔찍한 장면을 전 세계가 봐야 한다”며 분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가장 강력한 포격이었다”며 이번 공격에 집속탄이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모체가 공중에서 파괴되면서 새끼 폭탄 수백개가 표적 주변에 흩뿌려져 불특정 다수를 살상하는 무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진공폭탄과 집속탄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며 “사실이라면 전쟁 범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때라도 무차별적 공격으로 민간인을 죽거나 다치게 하면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 전쟁범죄 및 반인류 범죄에 대한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P 연합뉴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서울 이재연 기자
서울 이재연 기자
2022-03-02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