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편파 판정 반중 정서, 선거 이용 경계해야

[사설] 편파 판정 반중 정서, 선거 이용 경계해야

입력 2022-02-09 20:30
수정 2022-02-10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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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대한체육회는 중국 베이징의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OC 위원인 이기흥 체육회 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통해 바흐 IOC 위원장과의 즉석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8일 대한체육회는 중국 베이징의 대회 메인 미디어 센터(MMC)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IOC 위원인 이기흥 체육회 회장과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통해 바흐 IOC 위원장과의 즉석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역에서 시민들이 쇼트트랙 편파판정 논란 보도를 지켜보는 모습. 연합뉴스
베이징동계올림픽 편파 판정 논란에 반중국 정서가 확산되면서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치권까지 들썩이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가 중국을 향한 비판을 쏟아내 국민 분노를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올림픽 정신을 망각한 불공정 편파 판정으로 우리 선수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는 데 대해 온 국민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정치인들이 이런 분위기를 선거에 이용하려는 듯 앞다퉈 공격적 발언을 쏟아내는 건 부적절하다고 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그제 페이스북에 “올림픽이 중국 동네 잔치로 변질되고 있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일간지 인터뷰에선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대해 “영해 침범은 격침해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 주자로서 매우 경솔한 발언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 선수들이 편파 판정으로 실격하자 “국민의힘이 집권하면 매일매일이 중국 올림픽 보는 심정일 것”이란 글을 올렸다가 비판이 일자 삭제했다. 선수들의 상처와 국민의 분노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직 선거만 바라보는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또한 “특정 국가에 대한 반대 감정을 언급할 순 없다”면서도 페이스북에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이라고 편파 판정 논란을 역사에 연계시켰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위 대변인은 “지난 5년 친중의 대가가 무엇인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민주당을 직격했다.

정부는 편파 판정에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강하게 항의하고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에도 제소해야 한다. 하지만 올림픽에서의 불공정 논란을 한중 외교관계로 끌어들이는 정치권의 정제되지 않은 발언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중 정서를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정치적 발언은 자제돼야 한다.

2022-0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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