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명 확진에도 방역 전환 주춤
신속검사 위음성 땐 전파 위험성
확산 속도 빨라지면 의료 과부하
치명률 낮지만 고령층 관리 관건
의협 “정부 조건 맞는 병원 부족”
25일 서울 송파구청 기획상황실 모니터에 이날 0시 기준 확진자 수인 ‘8571’이 찍혀 있다. 전파력이 높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 수가 급증해 최고점을 찍었다. 이런 추세라면 3월에는 하루 20만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료계 전망도 나온다.
박윤슬 기자
박윤슬 기자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오미크론 대응계획은 한시라도 빨리 적용하는 것보다 적절한 타이밍에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대응계획 시행 시 전파 통제력 또한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미크론 대응계획의 핵심은 ‘고위험군 집중관리’다. 기존에는 누구나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도록 해 숨은 확진자를 찾아내고, 밀접접촉자를 추적해 조기에 치료하는 ‘3T 전략’(검사·추적·치료)으로 확진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해 왔다. 하지만 전파력이 센 오미크론 변이에는 이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기존 방식을 유지하려면 전 인구 절반 수준으로 공무원을 뽑아도 모자라다”면서 인력 투입의 어려움을 에둘러 말했다.
다만 고위험군이 아닌 경우 정확도가 낮은 신속항원검사를 먼저 받게 되면 위음성(실제로는 양성이나 음성 판정) 환자로 인해 바이러스가 지역사회에 전파될 수 있다. ‘전파 통제력이 약화된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확산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빨라지면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위중증 환자가 늘고, 병상부족 사태를 또 겪을 수 있다.
준비 미흡도 문제다. 지난 23일 기준 재택치료 관리의료기관은 369개, 외래진료센터는 51개뿐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관리의료기관을 400개 이상으로, 다음달 말까지 외래진료센터를 90개까지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동네 병·의원을 코로나19 검사·진료에 투입하기로 했는데, 아직까진 호흡기전담클리닉만 활용 가능하다.
박수현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정부는 다른 상가와 환기시스템을 같이 쓰는 의원을 제외하자고 했다. 코로나 환자만 볼 수 있는 별도의 공간도 필요하다. 다만 이런 조건에 맞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몇 개나 될까 싶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기간은 26일부터 7일로 줄어든다. 다만 백신 접종력에 따라 다르다. 접종완료자의 격리기간은 10일에서 7일로 사흘 줄어든다. 미접종자는 지금처럼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격리기준에서 접종완료자는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하고 90일 이내’(방역패스는 180일 이내)인 사람을 뜻한다. 밀접접촉자의 경우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면 자가격리가 면제되고, 미접종자의 격리 기간은 10일에서 7일로 단축된다.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은 이날 50%를 넘었다. 설 연휴에도 접종할 수 있다.
이현정 기자
2022-01-26 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