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남성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임산부에게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뿌듯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려 공분을 사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4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남성이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찍은 인증샷이 올라왔다.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09년 서울시 시내버스에 도입됐고, 이후 2013년 서울 지하철에 도입된 이후 전국으로 확산됐다.
남성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게시물에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아 있는 다리를 찍은 인증샷을 함께 올렸다.
사진 속 다리 바로 앞에는 임산부 배지를 단 여성 승객이 서 있다. 작성자는 사진 아래 “안 비켜줘, XXX아 꺼져”라는 욕설도 썼다.
이 게시물은 ‘임산부한테 임산부 배려석 안 비켜줘서 뿌듯한 남성’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져나갔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남자 망신이다”, “너무한다”, “이런 사람은 신상을 밝히자”, “이걸 자랑이라고 올렸냐”, “안 비키는 건 자유라 치더라도 욕하는 건 너무했다”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개인의 선택”, “양보는 의무가 아니다”는 등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임산부 배려석 도입 후 6년여가 됐지만 임산부가 아닌 사람이 앉는 등 일부에서 배려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서울 지하철 고객센터로 접수된 민원 중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민원은 총 8771건으로 월평균 약 731건에 달한다.
가장 많은 배려가 필요한 임산부가 일부의 배려부족으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배경에는 “강제하기 어렵다”는 고충이 있다. 또 ‘임산부 배려석은 늘 비워 놓아야 하는 자리’임에도 일부는 “임산부가 탑승하면 양보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반론도 있다.
공사 관계자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건 어렵다”며 “임산부에 대한 배려가 우리사회에 확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