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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문기 “대장동 초과이익 조항 3차례 제안에도 반영 안 돼”

숨진 김문기 “대장동 초과이익 조항 3차례 제안에도 반영 안 돼”

한재희, 이태권 기자
입력 2022-01-19 17:56
업데이트 2022-01-19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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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담당자’ 고인 자필 편지 공개
“성남도개공 임원들이 의사 결정”

“곽상도, 아들 통해 내게 돈 요구”
김만배 ‘정영학 녹취록’서 주장
변호인 “사실과 다른 부분”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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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책임자로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지기 직전 작성한 자필 편지. 유족이 19일 공개한 고인의 편지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3차례나 제안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너무나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1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 책임자로 지난달 숨진 채 발견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지기 직전 작성한 자필 편지. 유족이 19일 공개한 고인의 편지에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부분 삽입을 3차례나 제안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며 “너무나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뉴스1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을 통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구속·56)씨에게 돈을 요구한 정황이 ‘정영학 녹취록’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 측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19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김씨가 2020년 4월 4일 정영학 회계사와 대화하면서 “병채 아버지(곽 전 의원)는 돈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라고 한 내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에서 근무 중이던 아들 병채씨를 통해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에게 금품을 재촉했단 취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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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
녹취록에는 김씨가 병채씨에게 ‘아버지가 무엇을 달라느냐’고 묻자 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라고 답했다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로비를 받은 공무원이 사업에 제대로 협조해 주고 있는지를 병채씨가 보고했단 취지의 내용도 있었다. 김씨는 “병채한테 맨날 보고받고 있다. ‘그래 그 물이 잘 내려오고 있나’ 그러면 얘는 이래 ‘아 이쪽은 공무원하고 잘해서 농사가 잘되고 있습니다. 순조롭게”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이 잘 내려간다’는 표현은 공무원에 대한 로비를 뜻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녹취록에는 정 회계사가 20 19~2020년 김씨 등과 나눈 대화가 담겼으며 A4 500장 분량으로 알려졌다. 정 회계사는 이를 대장동 개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에 제출했다.

곽 전 의원은 2015년쯤 화천대유와 하나은행의 컨소시엄이 무산되려 하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이를 막아 준 대가로 아들을 통해 50억원(세금 제외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달 1일 곽 전 의원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보완 수사를 했지만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짓지 못하고 있다.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녹취록 중 곽 전 의원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해명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도 입장문을 통해 “형사사건의 조서, 녹취록, 녹음파일 등이 맥락과 사실관계 확인 없이 유출될 경우 관련 재판과 수사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사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자필 편지가 유족에 의해 이날 공개됐다. 이 편지에서 김 처장은 “너무 억울하다. 회사에서 정해 준 기준을 넘어 초과이익 부분 삽입을 세 차례나 제안했는데도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당시 임원들은 공모지침서 기준과 입찰계획서 기준대로 의사결정을 했다”고 호소했다.
한재희 기자
이태권 기자
2022-01-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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