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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 “너무 힘들어 치아 6개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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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09-28 15:01 문화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서바이벌 어울리는 살벌한 세상
기훈, 자본주의 사회 대표적 인물
작업 힘들어 시즌 2는 고민 중”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단기간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 것까지는 예상 못했다”며 “얼떨떨하다가 좋다가 ‘감정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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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징어 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은 “단기간 전 세계에서 열풍이 불 것까지는 예상 못했다”며 “얼떨떨하다가 좋다가 ‘감정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의 화제성이 식을 줄 모른다. 27일(현지시간)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페트롤에서도 5일째 전세계 인기 TV시리즈 1위를 지켰고, 정치권과 연예계에서도 계속 회자되고 있다. 화제성을 증명하듯 작품에 대한 각종 논란과 구설도 나온다. 28일 각본과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을 화상으로 만나 소감과 작품 뒷이야기를 들었다.

-‘오징어 게임’이 단시간에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열흘만에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어 얼떨떨하다. 배우들과도 메시지를 주고 받거나 가끔 만나 이야기를 하는데 다들 놀라워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가 온다고 한다. 촬영하면서 제작진들끼리 ‘킹덤’에서 흥행한 갓처럼 달고나 세트가 인기 얻을 수도 있으니 미리 선점하자고 농담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 놀랍다.”

-시리즈의 인기 요인을 무엇으로 보나.

“작품의 심플함이다. 놀이가 모두 단순하고 금방 배울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해왔는데,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나 방탄소년단의 인기와 비슷하다고 본다. 한국 옛 놀이가 세계적인 소구력이 있을지 모르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만들었다. 또 인물 서사가 자세해서 감정 이입을 잘 할 수 있는 점도 인기 요인인 것 같다.”

-다른 데스게임 장르들과 표절 시비도 있다. ‘오징어 게임’만의 차별점은.

“게임보다 사람이 보이는 작품이다. 다른 게임 장르물은 게임이 어렵고 복잡하며 천재나 영웅이 등장한다. 반면 ‘오징어 게임’은 루저의 이야기다. 1명의 영웅이나 천재적인 사람이 없다. 게임을 파악하는 데도 30초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쉽다.”
‘오징어 게임’의 화려하고 독특한 세트와 원색 복장들은 해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넷플릭스 제공

▲ ‘오징어 게임’의 화려하고 독특한 세트와 원색 복장들은 해외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요소다. 넷플릭스 제공

-극 중 가장 애정이 가는 놀이가 있나.

“가장 상징적인 게임은 징검다리 게임이다. 기훈과 상우의 관점 차이가 드러난다. 상우는 ‘내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다’고 하지만, 기훈은 ‘앞선 패자들의 희생이 있어 내가 살아남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개천을 건널 때 밟으면 흔들리는 돌들이 있는데 여기에 착안해서 게임을 만들었다. 공기놀이, 고무줄, 실뜨기도 넣을까 했지만 설명이 어려울 것 같아 제외했다.”

-‘오징어 게임’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2008년 처음 구상한 이후에 12년 만에 다시 만들면서도 ‘이 작품은 모 아니면 도, 걸작 아니면 망작’이라고 생각했다. 그 두려움 때문에 긴장을 한시도 놓아본 적이 없다. 촬영 전 밤마다 대본 수정을 하다보니 잠을 못잤다. 스트레스 지수가 거의 매일 100%에 차 있었다. 혼자 대본쓰고 연출을 하는 과정에서 치아가 6개나 빠졌다.”
달고나 게임 등 ‘오징어 게임’에 나온 한국 게임 관련 상품들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될 만큼 화제를 얻었다. 넷플릭스 제공

▲ 달고나 게임 등 ‘오징어 게임’에 나온 한국 게임 관련 상품들은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될 만큼 화제를 얻었다. 넷플릭스 제공

-사회비판적 메시지가 많이 녹아있다.

“처음 작품 구상을 할 당시보다 살벌한 서바이벌 이야기가 어울리는 세상이 됐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부동산, 주식 등 일확천금을 노리는 세상이다. 그러다보니 남녀노소 작품에 공감하게 된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구나 언제든 기훈과 같은 입장이 될 수 있다. 어느날 갑자기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거나 회사가 망할 수도 있다. 기훈은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를 레퍼런스로 창작했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대표적 인물로 그려보고 싶었다.”

-극 중 한미녀가 육체를 재화로 삼는 등 젠더 감수성 부재 문제도 지적됐다.

“한미녀의 경우는 극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봤다. 여성 비하나 혐오 의도는 없었다. 바디프린팅 된 남녀들 역시 여성의 도구화라기 보다는 인간을 도구화 하는 VIP들을 묘사하기 위한 장치였다. 음식이나 도시락, 음악 등은 7080시절의 보편적 감성을 녹이려고 했다. 남성에 초점을 맞춰 쓰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오징어 게임’을 찍으며 치아가 6개나 빠질만큼 힘들었다고 밝힌 황동혁 감독은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시즌2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 ‘오징어 게임’을 찍으며 치아가 6개나 빠질만큼 힘들었다고 밝힌 황동혁 감독은 “좋아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시즌2도 고민해보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세트와 의상이 화려하고 독특하다.

“작품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이 미술이다. 일남이 만든 성 안의 게임장은 모두 상상에 의지해야 했다. 인더스트리얼 콘셉트도 생각했지만 뻔해서 오히려 반대 느낌으로 가기로 했다.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일남의 마음으로 지은 공간이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깔이 나왔다. 계단은 화가 에셔의 계단 그림들을 참고했다.”

-최근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는 한국 콘텐츠의 저력을 무엇으로 보나.

“한국은 참 역동적인 나라다.유일한 분단국가이고 단기간 고도성장을 했으며, 역동적인 만큼 경쟁도 심하다. 그 경쟁이 다른 나라들보다 한발 앞설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문화적으로도 앞서가는 것들이 생산되는 원동력이라고 본다.”

-시즌2에 대한 구상은.

“시즌1때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못하겠다 했는데, 너무나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오징어 게임’을 마무리 하는 과정에서 영화 아이디어가 떠올라 영화를 먼저 할 수도 있다. ‘오징어 게임’은 훈장이자 부담, 영광이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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