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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역사 막아선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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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규 기자
입력 2021-09-13 20:56
업데이트 2021-09-14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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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男단식 메드베데프 우승

조코비치 그랜드슬램 기대했지만
0-3 완패로 52년 만의 대기록 좌절
“졌지만 응원에 행복”… 경기 중 눈물

25세의 메드베데프, 새로운 세대로
“결혼 3주년 졌으면 어쩔 뻔”유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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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의 환희의 미소
승자의 환희의 미소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메드베데프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웃고 있는 모습.
뉴욕 게티/AFP 연합뉴스
한 해 4개의 테니스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은 남자의 경우 돈 버지(미국·1938년)와 로드 레이버(호주·1962,69년) 두 사람에게만 딱 세 차례 허락됐다. 여자도 1988년 역대 세 번째 선수인 슈테피 그라프(독일)가 마지막이었다.

워낙 진귀하다 보니 시즌 첫 대회인 호주오픈을 시작으로 잇달아 3개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스리쿼터 슬램’도 귀하게 여긴다. US오픈 결승 패전이라는 멍에와 눈물이 따라붙지만 이 기록의 주인도 흔치 않다.

여자 선수 중에는 1984년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와 2005년 세리나 윌리엄스(이상 미국) 등 두 명뿐. 남자도 잭 크로포드(1933년)와 루이스 호아드(이상 호주·1956년)가 전부였지만 13일(한국시간) 한 사람이 더 늘었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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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행복의 눈물
패자의 행복의 눈물 노바크 조코비치가 1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에 패해 그랜드슬램에 실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조코비치가 미국 뉴욕에서 끝난 제141회 US오픈 테니스선수권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에 2시간 15분 만에 0-3(4-6 4-6 4-6)으로 완패, 딱 1승만 남긴 52년 만의 남자 테니스 네 번째 그랜드슬램 앞에서 눈물을 뿌렸다.

지난 호주오픈부터 이어진 메이저대회 연승 행진을 ‘27’에서 마감한 조코비치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했더라면 ‘라이벌’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이상 20회)를 제치고 메이저 최다승(21승) 기록까지 쓸 수 있었다.

마지막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레이버가 내려다보는 가운데 메드베데프에 백기를 든 조코비치는 “경기에 지고 그랜드슬램도 놓쳤지만 팬들의 응원 덕에 매우 행복했다”면서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다음을 기약했다.

서브에이스(16-6) 등 거의 모든 주요 기록에서 앞선 메드베데프는 ‘메이저 선배’ 마리야 샤라포바(34) 앞에서 2005년 호주오픈 마라트 사핀 이후 16년 만에 러시아 남자 선수로는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는 “팬 여러분과 조코비치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예의를 갖춘 뒤 “오늘이 결혼 3주년인데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사실 오늘 패하면 선물을 따로 준비해야 할 것 같아 걱정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코트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상금 250만 달러가 든 봉투를 받고서는 “여기서 열어봐야 하느냐”고 사회자에게 묻는 등 남다른 유머 감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선 25세의 메드베데프는 전날 에마 라두카누(19·영국)와 함께 ‘새로운 세대’의 선두주자로 대접받을 전망이다. 현역 20대 메이저 챔피언은 지난해 도미니크 팀(오스트리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대회는 조코비치마저 없는 ‘무주공산’이었다. 그러나 메드베데프는 그랜드슬램이라는 압박감과 일방적인 응원을 이겨내고 ‘대어’를 잡았다. 메이저 결승에서 ‘빅3’를 이긴 20대 선수는 메드베데프가 처음이다.

한편 휠체어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디데 데그루트(네덜란드)가 가미지 유이(일본)를 2-0(6-3 6-2)으로 물리치고 올해 4대 메이저대회와 도쿄패럴림픽을 모두 휩쓰는 ‘골든 그랜드슬램’의 첫 주인공이 됐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2021-09-14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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