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포함 200여명 탑승
미군 철수 후 첫 200명 태운 항공기 카불 공항 이륙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의 카타르 국적기. AFP 연합뉴스
아프간 미 대사관 담에 그려진 탈레반 상징 문양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 조직 탈레반 대원이 8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의 미국 대사관 앞을 경비하고 있다. 미군 철수 및 대피 작전으로 비어 있는 이곳 대사관의 콘크리트 담에는 탈레반을 상징하는 깃발 문양이 그려져 있다. 카불 AFP 연합뉴스 2021-09-09
AFP는 이날 오후 카불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미국인 수십 명을 포함한 외국인 200여명을 태운 비행기가 이륙했다고 전했다. 이 항공기는 카타르 국적기로 도하가 목적지다. 카타르 관리는 10일에도 정기 항공편이 운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은 이 항공편의 탑승 과정과 이륙 장면을 중계했다. 한 탑승객은 AFP에 “미국 국무부와 지속해서 접촉했고, 오늘 아침에 ‘카불 공항으로 가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탈레반 내부 소식통은 스푸트니크 통신에 카불 공항은 민간 항공편을 운영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카타르의 무틀라크 빈 마제드 알 카흐타니 반테러 특사는 “카불 공항이 (다시) 운영된다는 점에서 아프간에 역사적인 날”이라고 밝혔다.
로이터와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탈레반이 미국 또는 제3국 국적을 가진 200명이 카불 국제공항을 통해 비행기로 이날 아프간을 떠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달 말 철수까지 지금까지 자국민 6000명을 포함해 아프간 현지 조력자 등 모두 12만 4000명을 아프간 국외로 대피시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언론 인터뷰에서 “현재 아프간에 100명가량의 미국 시민권자가 기다리고 있다”면서 “우리는 동맹국과 함께 이들의 출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