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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테러 설계자는 법정서 웃었다”…사형 못 내리는 이유는?

“9·11테러 설계자는 법정서 웃었다”…사형 못 내리는 이유는?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9-08 17:31
업데이트 2021-09-0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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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 테러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AFP 연합뉴스
9·11 테러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AFP 연합뉴스
9·11테러 테러범들이 웃음을 짓고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다.

8일 외신에 따르면 이날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 언덕 꼭대기에 있는 ‘캠프 저스티스’ 법정에 9·11테러의 설계자로 알려진 알카에다의 전 작전사령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를 비롯한 용의자 5명이 출석했다.

그와 함께 공모자로 지목된 왈리드 빈 아타시, 람지 빈 알시브, 무스타파 알 아우사위, 아마르 알 발루치 등 4명도 함께 법정에 섰다.

미 공군 대령 매슈 맥콜 재판장을 앞에 두고 검찰과 변호인단, 통역도 자리를 함께했다. 두꺼운 유리막 뒤 참관석에는 9·11 테러 희생자 가족들이 앉았다.

18개월만에 관타나모 법정서 심리 재개
지난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단된 9·11 사건에 대한 공판 전 심리가 18개월 만에 재개된 것이다. 미국이 9·11 테러로 촉발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낸 직후 처음 열린 것이기도 하다.

이날 심리는 재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점과 함께 테러범들의 태도가 눈길을 끌었다.

모하메드는 심리 내내 웃는 모습을 보였고 중간 휴정 시간에 법정을 빠져나올 때는 기자들에게 손을 흔드는 여유까지 보였다고 폭스뉴스 등은 전했다.

모하메드는 2003년 파키스탄에 있는 자택에서 붙잡힌 이후 2006년 관타나모 수용소에 옮겨진 지 15년이 지났다.

그러나 재판은 정식 공판이 시작되지도 못한 채 심리만 무려 9년째 이어가는 등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9·11테러. 미국 비밀경호국 트위터
9·11테러. 미국 비밀경호국 트위터
고문 문제 발목 잡혀 9년째 공판전 심리만
피고인 5명은 2002∼2003년 체포된 뒤 재판을 둘러싼 논란 속에 2012년 관타나모 특별군사법정에서 재판하기로 했지만, 지금껏 40차례가 넘는 공판 전 심리만 이뤄졌다.

모하메드는 9·11 테러를 포함해 대니얼 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참수 사건, 1993년 세계무역센터 테러,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 나이트클럽 폭발사건 등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심문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재판에 활용할 것인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피고인들은 고문에 의한 증거 사용 불허를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들은 2976명의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9·11 테러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AFP 연합뉴스
9·11 테러 주범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AFP 연합뉴스
이날 역시 변호인단은 2002∼2006년 CIA 고문으로 인한 증거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고 직전 마지막 재판 시점에서의 심리 재개를 요청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지금 상태라면 심리 절차에만 또 다른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관타나모 문제와 관련해 미 국방부 군사위원회에 자문했었던 케빈 파워스 보스턴대 국가 안보전문가는 재판 지연 이유로 검찰이나 변호인, 판사가 아닌 온전히 시스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심리를 진행한 맥콜 재판장은 이 사건을 맡은 8번째 재판장이다.

한편 공판 전 심리 절차는 이날부터 17일까지, 11월 1일부터 19일까지 예정돼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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