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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이성적 응원” 中 SNS, 장원영 등 韓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 정지

“비이성적 응원” 中 SNS, 장원영 등 韓연예인 팬클럽 계정 21개 정지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9-06 16:17
업데이트 2021-09-0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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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 ‘홍색 정풍’ 운동 후속 조치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한달간 정지 조치
문제되는 내용은 웨이보가 삭제
中공산당 ‘무질서한 팬덤 관리 강화’ 일환
연예인 응원 위해 돈 쓰는 행위도 금지
BTS 지민 팬들, 웨이보 계정 정지 당해
장원영 ‘사랑스러워’
장원영 ‘사랑스러워’ 그룹 아이즈원(IZ*ONE) 장원영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 앨범 ‘하트아이즈(HEART*IZ)’ 발매 쇼케이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4.1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학교 개학식. 우한 AP 연합뉴스
지난해 9월 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학교 개학식. 우한 AP 연합뉴스
중국 대중문화계에 이른바 ‘홍색 정풍 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가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했다는 이유로 중국 내 인기 있는 한국 연예인의 팬클럽 계정 21개에 대해 정지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6일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웨이보는 “비이성적으로 스타를 추종하고 응원하는 내용을 전파했다”는 이유를 들며 아이즈원 출신 장원영의 중국 팬클럽 계정을 포함한 21개 한국 연예인 팬클럽 계정에 대해 30일간 정지조치를 취했다.

또 문제가 된 내용은 웨이보에서 삭제됐다.

이 조치는 중국 공산당 중앙 인터넷 안전 정보화 위원회 판공실이 지난달 27일 ‘무질서한 팬덤에 대한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취해졌다.

이 방안은 미성년자가 연예인을 응원하기 위해 돈을 쓰는 것을 금지하고, 연예인 팬클럽끼리 온라인에서 욕을 하거나 유언비어를 퍼뜨리며 싸우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이와 관련,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의 중국 팬들이 거금을 모아 지민의 사진으로 뒤덮은 항공기를 띄웠다가 웨이보 계정이 정지된 일도 있었다.
“BTS 지민 생일 축하해” 인니팬 8700그루 생일 기념 식수
“BTS 지민 생일 축하해” 인니팬 8700그루 생일 기념 식수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지민.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즈원 장원영, 걸그룹 센터 미모
아이즈원 장원영, 걸그룹 센터 미모 걸그룹 아이즈원(IZ*ONE) 장원영이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두 번째 미니앨범 ‘하트아이즈(HEART*IZ)’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 참석해 신곡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비올레타’를 비롯해 ‘해바라기’, ‘하이라이트(Highlight)’, ‘리얼리 라이크 유(Really Like You)’, ‘에어플레인(Airplane)’, ‘하늘 위로’, ‘고양이가 되고 싶어’, ‘기분 좋은 안녕’ 등이 수록됐다. 2019.4.1
뉴스1
중국 “당과 한뜻 아닌 연예인 출연금지”
“마르크스주의 언론관 교육 전개해야”

정부에 대한 풍자 차단…대중문화 통제 의도

앞서 중국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의 출연을 엄격히 금지하는 내용을 담아 2일 통지했다. 고액 출연료 금지와 출연료 투명성도 강화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인기 배우 정솽의 탈세, 아이돌 그룹 엑소 전 멤버 크리스(중국명 우이판)의 성범죄 혐의 등 일련의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되지만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순히 문제 연예인을 솎아내는 수준이 아니라 대중문화를 철저히 당의 통제안으로 넣으려는 의도가 읽힌다.

방송국(인터넷 방송 포함)이 출연시켜서는 안되는 ‘블랙리스트’ 선정 기준에는 불법 등 사회적 물의 유무 뿐 아니라 정치적 소양과 사회적 평가도 포함되며, ‘정치적 입장이 정확하지 않고, 당과 국가와 한마음 한뜻이 아닌 사람’도 절대 출연시킬 수 없도록 했다.

결국 공산당과 정부 정책을 거스르는 언행을 한 것으로 당이나 정부에 의해 지목된 연예인은 불법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이들과 마찬가지로 퇴출 대상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이다.

통지는 또 방송업계 종사자 관리와 관련, “정치적 소질 배양을 강화하고 마르크스주의 언론관·문예관 교육을 심화 전개하고, 시종 인민입장을 견지하고 인민정서를 견지할 것”을 지시했다.

이러한 고강도 규제는 결국 사회 현실을 반영하고 때로 풍자·비판하는 대중문화의 한 기능을 철저히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엑소 전 멤버 크리스 우(중국명 우이판).
엑소 전 멤버 크리스 우(중국명 우이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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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여배우 정솽(오른쪽). 왼쪽 사진은 그와 사실혼 관계였던 프로듀서 장헝이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 웨이보 캡처
중국 세무당국으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받은 여배우 정솽(오른쪽). 왼쪽 사진은 그와 사실혼 관계였던 프로듀서 장헝이 대리모를 통해 낳은 아이를 데리고 있는 모습.
웨이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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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
방탄소년단(BTS)
스타에 문화권력 안기는 팬덤 규제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 온라인 투표 금지

이번 통지와 관련한 또 하나의 포인트는 고액 출연료 금지 및 출연료 투명성 강화 등으로 스타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스타에게 거대한 ‘문화권력’을 안기는 팬덤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광전총국은 각종 경연에서 팬 투표를 행사장 안으로 국한함으로써 팬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등의 순위를 억지로 끌어올리기 위해 온라인 투표에서 몰표를 만들어 주는 것을 할 수 없도록 했다. 또 연예인과 팬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고 친근감을 높이게 하는 아이돌 양성 프로그램과 스타들의 자녀가 출연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아예 방송하지 못하게 했다.

이는 지난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의 당국 규제 비판 발언 이후 중국 공산당이 속도를 내고 있는 ‘빅테크 때리기’와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치의 영역 뿐 아니라 경제, 사회·문화 영역에서도 공산당의 절대적 권위에 도전할 수 있는 세력의 싹을 자르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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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원 장원영, 소녀미소
아이즈원 장원영, 소녀미소 아이즈원 (IZ*ONE) 장원영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엠넷 마마 프리미어 인 코리아(2018 Mnet Asian Music Awards PREMIERE in KOREA)’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2.11 뉴스1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라는 새로운 기치를 내걸면서 중국의 경제·사회 체제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연설하는 시 주석.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공동부유’라는 새로운 기치를 내걸면서 중국의 경제·사회 체제에 커다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연설하는 시 주석.
베이징 신화 연합뉴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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