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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마셨다”고 했는데 차 빼라고 한 경찰…음주운전 무죄

“술 마셨다”고 했는데 차 빼라고 한 경찰…음주운전 무죄

이보희 기자
입력 2021-09-02 17:52
업데이트 2021-09-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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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직후 음주 측정…적법 절차 따르지 않아 증거능력 없어”

음주운전 단속
음주운전 단속 뉴스1
경찰 요구로 음주 상태에서 지구대에 주차된 차를 뺀 뒤 단속된 운전자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일 창원지법 형사3-1부(장재용 윤성열 김기풍 부장판사)는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5)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9년 11월 2일 오전 7시쯤 숙박업소에서 자고 있던 중 야간 근무자 경찰관 C씨에게서 지구대에 주차된 자신의 차량을 이동해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는 ‘전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 현재 차를 빼는 것이 어려우니 잠시 뒤에 차를 빼러 가겠다’며 경찰에 답변했으나, 계속된 경찰관의 연락에 결국 오전 8시~8시 30분쯤 경남 창원 의창구에 있는 지구대로 걸어가 경찰이 차를 빼라는 요구를 듣고 10m 가량 자신의 카니발 차량을 몰았다.

이후 주간 근무자 경찰관 B씨가 지구대 건물에서 나와 갖고 있던 음주감지기로 음주 여부를 확인했고, A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059%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적발해 송치했고 1심에서 벌금 700만 원이 선고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경찰이 A씨의 음주를 사전에 알고도 운전을 방치한 정황이 있기 때문에 이후 이뤄진 측정과 진술 등은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의 운전 직후 곧바로 음주 측정을 하면서 수집한 증거는 적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며 “범죄의 증명이 없는 상황에 해당하므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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