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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 거리 댄스… 合, 무용·국악… Yo, 3색 춤꾼

힙, 거리 댄스… 合, 무용·국악… Yo, 3색 춤꾼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8-16 17:34
업데이트 2021-08-17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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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무용단 20~22일 ‘HIP合’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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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HIP合’(힙합) 공연 중 이경은의 ‘브레이킹’(BreAking) 연습 장면. ‘힙합’에선 김설진·김보람·이경은 안무가가 다양한 춤과 음악 분야를 조화시킨 신작을 내놓는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선보이는 ‘HIP合’(힙합) 공연 중 이경은의 ‘브레이킹’(BreAking) 연습 장면. ‘힙합’에선 김설진·김보람·이경은 안무가가 다양한 춤과 음악 분야를 조화시킨 신작을 내놓는다.
국립현대무용단 제공
국립현대무용단이 오는 20~22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갖는 ‘HIP合’(힙합)은 공연 제목이 많은 것을 설명한다. 독특하고 매력적인 춤으로 대중적 인기가 있는 ‘힙’한 안무가들의 신작이 한 무대에 오르고, 현대무용과 스트리트 댄스, 국악을 버무려 다채롭게 합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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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김설진
안무가 김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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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김보람
안무가 김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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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이경은
안무가 이경은
김설진, 김보람, 이경은 안무가가 차례로 30분씩 새로운 이야기를 꺼낸다. 각각의 단독 공연으로도 모자랄 뜨거운 춤꾼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관객과의 소통으로 한데 어우러진다.

무대를 여는 김설진 안무가의 ‘등장인물’은 모두의 삶에서 끊임없이 만나고 바뀌며 사라지기도 하는 이들을 조명한다. 김설진과 그가 이끄는 그룹 무버(MOVER) 무용수 3명이 함께 몸으로 얽히고설키며 다양한 움직임으로 관계를 잇는다. 김설진 안무가는 통화에서 “연습실에서 노는 것처럼 많은 걸 시도하는 움직임들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 안에서 관계들이 형성되어 가고 나의 자아를 비롯해 나와 만나는 2인칭, 그걸 목격하는 3인칭, 그리고 관객들까지 움직임에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고 때론 오해하기도 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의 다면성을 전통음악부터 대중음악까지 절묘하게 믹싱한 음악이 받치고 사운드 디자이너 최혜원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디제잉도 선보인다. 그간 여러 소품과 무대 미술을 활용해 재치 넘치는 춤을 선보였지만 이번에는 “무대에서 나오는 쓰레기에 죄책감이 들었는데 다른 안무가들과 함께하니 덜어 내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 춤 외의 장치들은 최소화했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로 요즘 가장 핫한 안무가 김보람은 ‘춤이나 춤이나’로 색다른 무대를 꾸민다.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속 수백 가지 소리를 듣고 엄선한 ‘목도소리’, ‘베틀노래’, ‘멸치잡이소리’ 등에 맞춰 리듬을 탄다. 지난 13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그는 “나를 돌아보고 춤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작업을 하고 싶었고 결국 원초적인 메시지를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에게 ‘꽤 열심히 춤을 춰 왔고 운 좋게 코로나19 시기에 잘됐는데 이런 성공이 내가 춤을 추는 데 의미가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계속 춤을 출 거고, 잘되든 안 되든 내가 정말 좋아서 춤을 추고 싶은 거라는 원시적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원초적인 리듬과 몸짓에 집중한 김보람과 무용수들은 우주복 콘셉트의 의상을 입고 ‘우리의 소리’처럼 누군가에게는 의미 있는 순간들을 놓치지 말고 지켜 냈으면 하는 마음을 전한다.

‘힙합’의 마무리는 이경은 안무가의 ‘브레이킹’(BreAking)이 장식한다. ‘B급들이 만들어 낸 A급 세상’이라는 주제를 담은 작품은 수많은 경계들을 지우는 작업을 보여 준다. 지난 11일 만난 이 안무가는 “일상에서 매 순간 맞닥뜨리는 현실적 한계부터 젠더, 세대 같은 인간 간의 경계, 장르 사이 경계, 무대와 관객과의 경계 등 모든 경계를 지워 소통으로 가는 걸 말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정말 힙하고 멋있는 사람은 사회에서 나뉜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물 수 있는 사람”이라면서 “누가 가르쳐 주거나 강요하는 것보다 스스로 생각을 바꾸는 게 경계를 지우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무용수들을 가로막던 투명한 벽이 어느 순간 휘어지고 자유자재로 움직이기도 하면서 객석에 희열을 준다.

“고유한 재료들이 잘 살아 있어야 제대로 합쳐질 수 있다”는 그의 의도에 맞춰 현대무용과 스트리트 댄스, 피아노와 국악 등은 각자의 천연색을 살리면서도 적절하게 어울린다. 국악밴드 잠비나이의 이일우가 만든 박진감 넘치는 음악과 함께 풀어내는 몸짓들은 곧 객석과의 경계도 허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8-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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