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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에 ‘文 인사 강요’ 유애자 배구협회 부위원장 사퇴 “반성”

김연경에 ‘文 인사 강요’ 유애자 배구협회 부위원장 사퇴 “반성”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8-12 23:52
업데이트 2021-08-13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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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인터뷰 진행 심려 끼쳐 진심 사과”
유애자 홍보부위원장 “직책 사퇴 후 자중”
여자배구팀 귀국날 ‘文 축전’에 답변 채근
김연경, SNS로 文에 거듭 감사…대표 은퇴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애자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의 사과문. 연합뉴스·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유애자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의 사과문. 연합뉴스·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2020 도쿄올림픽에서 국민에게 감동을 줬던 ‘배구 여제’ 김연경(33·중국 상하이)의 귀국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강요하는 듯한 무리한 질문을 던져 많은 비판을 받은 유애자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한국배구연맹 경기감독관)이 “무리한 인터뷰 진행으로 심려를 끼쳐 사과드린다”며 직에서 사퇴했다.

유애자 부위원장은 12일 대한민국배구협회를 통해 사과문을 올리고 “여자배구대표팀의 귀국 인터뷰 과정에서 사려 깊지 못한 무리한 진행을 해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렸다”면서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서 “대한민국배구협회 홍보부위원장의 직책을 사퇴하고 자중하겠다”고 전했다.

유 부위원장은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여자배구대표팀 주장 김연경의 기자회견을 진행하면서 포상금 액수를 묻고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에 관해 감사 인사를 요구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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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연경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연경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여자 배구 대표팀 김연경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9 연합뉴스
김연경에 “대통령 격려에 답변해봐라”
감사 인사 강요에 네티즌 “무례” “생색”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여자 배구 선수들이 도쿄올림픽에서 특별한 감동을 줬다. 아름다운 도전이었다”며 여자 배구팀에 축전을 보냈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자랑 열두 선수의 이름을 국민과 함께 불러주고 싶다”며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나열한 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저력을 보여준 선수들과 라바리니 감독, 코치진에게 감사하다. 특히 김연경 선수에게 각별한 격려의 말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후 지난 9일 여자배구 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당시 기자회견 사회자였던 유 부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향한 감사 인사를 강요해 논란을 샀다.

유 부위원장은 김연경에게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여자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을 하시면서 격려를 해주셨고,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격려를 해주셨다”면서 “그거에 대해 답변 주셨나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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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대표팀, 사랑합니다!
여자배구 대표팀, 사랑합니다! 2020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에서 4위를 차지한 김연경 등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들이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서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8.9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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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김연경(왼쪽)과 김수지가 팬들을 향해 하트를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8.9  연합뉴스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환영식에서 김연경(왼쪽)과 김수지가 팬들을 향해 하트를 보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8.9
연합뉴스
김연경 “제가요? 답변 했는데…”
金, 文 축전 캡처 뒤 “감사합니다”

이에 김연경은 “제가요?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이어 “좋은 얘기들을 많이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가 더 기대되니까 앞으로 더 많은 기대와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 부위원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오늘 기회, 자리가 왔다.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한 번 인사 말씀”이라고 물었고, 김연경은 “뭔 답변을요? 했잖아요, 지금 감사하다고. 감사하다. 앞으로도 배구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라고 했다.

한편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연경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았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대다수의 네티즌은 “무례한 인터뷰다”, “축하하는 자리다. 생색내는 자리가 아니다”, “보여주기식 질문” 등 질타가 이어졌다.

김연경은 지난 1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 축전을 캡처해 올린 뒤 “감사합니다”라는 글귀를 올렸다. 또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같은 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문 대통령 축전과 함께 “It’s an honor”(영광입니다)라는 글을 적었다.
배구대표팀 김연경 SNS(왼쪽), 뉴스1
배구대표팀 김연경 SNS(왼쪽), 뉴스1
김연경 “대표 선수로 뛴 시간 행복했다”
“감독·코치·동료 없으면 김연경 없었다”

한편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준결승 진출을 이끈 김연경은 이날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대표팀 은퇴를 발표했다.

김연경은 협회를 통해 “막상 대표 선수를 그만둔다고 하니 서운한 마음이 든다. 그동안 대표 선수로 뛴 시간은 제 인생에서 너무나 의미 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면서 “많은 가르침을 주신 감독님들과 코치진, 같이 운동해온 대표팀 선배님, 후배 선수들 정말 고마웠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오늘의 김연경은 없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이제 대표팀을 떠나지만, 우리 후배 선수들이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 열심히 응원할게요”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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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눈시울을 붉힌 채 손뼉을 치며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김연경이 8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경기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배구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눈시울을 붉힌 채 손뼉을 치며 경기장을 떠나고 있다.
도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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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여자배구다
이것이 여자배구다 ‘배구 여제’ 김연경(왼쪽)을 비롯한 우리나라 배구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4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배구 8강 터키전에서 승리를 거둔 뒤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번 대회 출전국 중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8강에 오른 한국은 2012 런던올림픽 이후 9년 만에 4강에 오르는 등 아시아 배구의 자존심을 지켰다.
도쿄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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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대표팀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한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1.08.04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배구대표팀 김연경이 4일 일본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 배구 8강 한국과 터키의 경기에서 승리한뒤 동료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2021.08.04 도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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