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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돔’의 부채질… 꺼지지 않는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북반구

‘열돔’의 부채질… 꺼지지 않는 화마에 잿더미로 변한 북반구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1-08-08 22:20
업데이트 2021-08-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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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딕시 산불’ 3주 이어져… 1807㎢ 태워
150년 금광 마을 그린빌 폐허로 만들어
그리스는 올림피아 근처까지 산불 번져
겁에 질린 시민들 “성경 묵시록 같은 재앙”
시베리아선 그리스 면적만큼 숲 사라져
“불길 확산 막아라”… 지구촌 산불과의 전쟁
“불길 확산 막아라”… 지구촌 산불과의 전쟁 지난달부터 미국 서부, 유라시아 동부 시베리아, 남부 유럽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번지고 있다. 지난달 14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화한 ‘딕시’ 산불이 7일(현지시간) 150년 역사의 금광 마을인 그린빌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린빌 AFP 연합뉴스
기후변화가 올여름 북반구를 불태우고 있다. 초여름부터 엄습한 ‘열돔’ 현상으로 고온건조한 날씨가 기승을 부린 데 이어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은 잡힐 기미가 없다. 지난달 캐나다·미국 서부,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 지역의 숲이 타기 시작하더니 최근엔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유럽의 야산과 민가도 화마에 휩싸였다.

올해 산불은 역대 최악의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미국 abc방송은 지난달 14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화한 ‘딕시’ 산불이 3주가 넘게 이어져 7일(현지시간) 오전까지 1807㎢를 태웠다고 집계했다. 1845㎢를 태워 역대 가장 파괴적인 산불로 기록됐던 2018년 캘리포니아주 산불에 근접할 만큼 맹렬한 기세로 산불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산불은 민가를 덮쳐 지난 5일엔 150년 역사를 간직한 금광 마을인 그린빌을 폐허로 만들었다. 7500여명의 소방관이 동원됐지만 고온건조한 날씨와 가뭄, 강풍이 겹치면서 진화는 요원해지고 있다.

인적이 드문 지역이라 인명피해가 덜하지만, 최근 3년 동안 여름마다 러시아 시베리아 사하공화국에서 발생하는 산불 역시 지구 대기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보도했다. 그린피스는 올해에도 산불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면서 3년여 만에 시베리아에서 13만 4000㎢의 침엽수림이 황폐화됐다고 밝혔다. 그리스 국토 면적만큼의 숲이 사라진 것이다.

북반구에서 대형 산불이 번지면서 지난달 산불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기존 최대치인 2014년 7월의 배출량을 20% 능가했다고 가디언이 코페르니쿠스 대기감시 서비스 통계를 인용해 보도했다. 산불에 따른 탄소 배출량의 절반 이상은 북미와 시베리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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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확산 막아라”… 지구촌 산불과의 전쟁 지난달부터 미국 서부, 유라시아 동부 시베리아, 남부 유럽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번지고 있다. 그리스에선 민가와 유적지가 밀집한 도시 주변으로 산불 확산을 막으려는 총력전이 펼쳐졌다. 6일 아테네 주변 야산에서 소방관들이 불을 끄고 있다.
아테네 신화 연합뉴스
여기에 지난달 말부터 남부 유럽 국가에서 대형 산불이 번졌다. 유럽산불정보시스템(EFFIS)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 남부 유럽에 집중된 산불로 1280㎢가 탔는데 이는 평년의 8배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그리스에선 수도 아테네 주변을 비롯해 남부 펠로폰네소스, 올림픽 발상지인 올림피아 근처까지 산불이 번져 1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성경의 묵시록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재앙’이라거나 ‘단테의 지옥인 인페르노가 연상된다’고 반응하며 공포를 호소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총리는 7일 아테네 화재통제센터를 방문해 “악몽 같은 여름”이라면서 “인명 피해 발생을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불길 확산 막아라”… 지구촌 산불과의 전쟁
“불길 확산 막아라”… 지구촌 산불과의 전쟁 지난달부터 미국 서부, 유라시아 동부 시베리아, 남부 유럽에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번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터 산불과 사투 중인 터키 남서부 도시 물라 근처에서 7일 한 구조대원이 소방헬기에 물을 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물라 AP 연합뉴스
각국 정부는 산불 진화 및 이재민 구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권위주의 정권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이 집권한 터키에선 오히려 당국이 이재민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 나라에선 지난달 27일 대형 산불 발생 이후 ‘터키를 돕자’(#HelpTurkey)는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지자 검찰이 이를 정부의 무능을 꼬집은 모욕이라고 규정, 수사에 착수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2021-08-0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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