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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류층 양주 수입 풀어달라면서 주민들에겐 “수입병은 잡귀신”

北, 상류층 양주 수입 풀어달라면서 주민들에겐 “수입병은 잡귀신”

신융아 기자
신융아 기자
입력 2021-08-05 16:22
업데이트 2021-08-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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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노동신문 “신념 박약하면 패배주의 싹터”

북한이 미국의 제재 품목 가운데 ‘상류층 생필품’인 고급 양주와 양복 등을 수입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면서 정작 주민들에게는 “수입병은 잡귀신”이라며 국산품 사용과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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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혁명 구호 높이 추켜들자”
북한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 혁명 구호 높이 추켜들자” 북한의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자’라는 “혁명의 구호를 높이 추켜들고 용기백배하여 나아가자”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우리 인민은 한결같이 외친다. 신념의 구호를 더 높이 추켜들고 경애하는 총비서(김정은) 동지의 영도따라 우리 식대로, 우리 힘으로 모든 난관을 돌파하며 이 땅 위에 무궁토록 강성부흥해갈 사회주의 강국을 기어이 일떠세우리”라고 강조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주민들의 필독 매체인 노동신문은 5일 사설에서 “신념이 박약한 사람에게서는 예외 없이 보신과 소극성, 패배주의와 요령주의, 수입병과 같은 잡사상, 잡귀신이 싹트고 자라나게 된다”며 외부 문물에 대한 관심을 경계하고 사회주의 신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난관 앞에 겁을 먹고 앉아 뭉개거나 조건이 좋아지기를 기다리며 동면하는 현상, 패배주의 한숨 소리는 혁명적 신념의 결핍으로부터 산생된다”며 “이런 일꾼들이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혁신, 대담한 창조, 부단한 전진이 이룩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재와 코로나19 등으로 ‘자급자족’ 할 수 밖에 없는 북한은 지난해 말 반동문화사상배격법을 제정해 주민들이 외부 문물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고, 자력갱생의 기조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주민들이 자본주의 문화에 매료돼 민심이 이반하고 체제가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한 조처다. 그러면서도 정착 북한의 고위층들은 수입 양주와 양복을 ‘상류층의 생필품’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제재를 꼭 풀어주길 원하는 생필품 품목으로 고급 양주와 양복이라며 “김정은 뿐 아니라 상류층 보급용”이라는 이유를 댔다. 북한 체제의 이중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이날 신문은 다른 기사에서도 수입품에 대한 배척 인식을 곳곳에 드러냈다. ‘어쩔 수 없다는 관점을 어떻게 깨버렸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모든 부문에서의 국산화를 강조하며 원산구두공장도 수입에 의존하던 일부 자재들을 자체 생산해 이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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