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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예정대로”…유족들 “대안 마련부터”

서울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예정대로”…유족들 “대안 마련부터”

박상연 기자
박상연, 김가현, 오세진 기자
입력 2021-07-26 16:51
업데이트 2021-07-2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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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26일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피켓을 들고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2021.7.2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26일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관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이 피켓을 들고 철거에 항의하고 있다. 2021.7.26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서울시가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진행을 위해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한다는 입장을 26일 재확인했다.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철거 협조 공문을 들고 이날 오전 두 차례 기억공간을 방문했다. 김 과장은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오늘 중으로 (세월호 기억공간을) 철거할 예정”이라면서 “철거 과정에서 (용역직원들과 유족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들께 이해를 구하고 유족들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다만 강제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유족들에 대한) 설득이 안 될 경우를 전제로 답변을 드릴 수는 없다”면서 말을 아꼈다.

유족 측의 입장도 달라지지 않았다. 정성욱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기억공간 존치나 철거시 대안 마련을 위해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족들과 직접 협의하면서 절충점을 마련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선우 4·16연대 사무처장은 “유족들은 광화문광장 공사 이후의 기억공간 이전과 재설치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라면서 “새롭게 조성된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할 수 있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주변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모습. 박상연 기자 sparky@seoul.co.kr
서울시가 철거를 예고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기억공간 주변에 경찰이 질서유지선을 설치한 모습. 박상연 기자 sparky@seoul.co.kr
서울시는 지난해 11월부터 광화문광장 서쪽 도로를 없애고 동쪽 도로를 확장하는 재구조화 공사를 시작했다.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을 서울기록원에 임시로 보관했다가 오는 2024년 5월 준공을 목표로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 조성되고 있는 ‘4·16 생명안전공원’으로 옮길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 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기억공간 철거 계획을 통보했다. 이후 서울시 공무원들은 지난 23일부터 기억공간 내 물품을 정리하겠다며 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유족들과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기억공간 현장 주변에는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경찰은 기억공간 철거를 찬성하는 유튜버 10여명이 유족들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에 질서유지선(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유튜버 중 일부는 “기억공간이 광화문광장을 무단 점거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기억공간 주변 곳곳에는 시민들이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중단하라’는 글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했다.

여야 의원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족들과의 면담 직후 취재진에게 “세월호 기억공간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만의 공간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를 배경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촛불집회를 통해 헌정 질서를 바로잡은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공간”이라면서 “재구조화 공사 완료 후 기억공간을 어떻게 다시 설치할 것인지 서울시와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도 유족들과의 면담 후에 “이 문제는 강제철거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광화문광장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역사적인 공간이다. 오 시장은 기억공간 철거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광화문광장이 재구조화 공사 이후에도 이런 역사적인 의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유족들과 협의체를 구성해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하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김가현 기자 kgh528@seoul.co.kr
정의당 의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을 방문하여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과 면담을 하고 있다. 김가현 기자 kgh528@seoul.co.kr
박상연 기자 sparky@seoul.co.kr
김가현 기자 kgh528@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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