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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어디서부터 손봐야…‘최악 폭우’ 서유럽 사망자 200명 육박, 중유럽도 비상

[현장] 어디서부터 손봐야…‘최악 폭우’ 서유럽 사망자 200명 육박, 중유럽도 비상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1-07-18 17:11
업데이트 2021-07-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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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유럽으로 피해 확산 중… 피해복구비 사상 최대 6조 넘어설 듯

독일서만 156명 사망… 도시 처참히 파괴
최다 피해 독일 “희생자 추가로 더 나올 듯”
獨 상당수 주민 실종 상태…벨기에 27명 사망
오스트리아도 폭우 경보…체코 인근 피해 확산
“전부 파괴” 주민들 망연자실…피해복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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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에 파괴된 집과 차
독일 폭우에 파괴된 집과 차 17일(현지시간) 독일 Bad Munsterifel의 Alloff 마을 외곽 들판에서 파괴된 가구 모습. 정치인들과 기상 예보관들은 이번 주 서유럽에서 150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갑작스러운 홍수를 일으킨 강수량의 맹렬함에 충격을 받았다. 기후 과학자들은 극심한 날씨와 지구 온난화 사이의 연관성은 틀림없고 기후 변화에 대해 긴급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AP 연합뉴스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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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에르프트슈타트의 연방 고속도로 B265에서 물에 잠긴 차량 옆을 순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독일 서부와 벨기에 등 서유럽에서 발생한 홍수로 인한 사망자가 200명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사망자는 독일에서만 156명이 나오는 등 유럽 전체에서 최소 183명으로 늘어났다. 홍수에 삶의 터전이 처참하게 파괴된 서유럽에 이어 오스트리아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중유럽으로도 폭우가 예보돼 자연재해 피해는 갈수록 더 늘어날 전망이다. 보험업계는 피해복구비가 6조원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와 통신 등이 모두 끊긴 피해 지역에서 주민들은 모든 것이 파괴됐다며 산더미처럼 쌓인 현장 복구를 어디서부터 해야할지 망연자실하고 있다.

獨 라인란트팔츠주만 110명 사망
전날比 12명 증가… 부상자 670명

18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독일 경찰은 이날 이번 폭우 피해로 사망자가 15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가장 피해가 극심한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사망했다. 전날 발표보다 12명이 늘었다. 독일 전체 사망자의 70%가 이곳에서 나왔다.

라인란츠팔추주에서 발생한 부상자는 670명 정도로 집계됐다.

경찰은 성명에서 “희생자들이 추가로 생길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아직 상당수의 시민이 실종 상태다. 다만, 당국은 통신 장애로 연락이 닿지 않는 시민들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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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로 파괴된 차량과 트럭
독일 폭우로 파괴된 차량과 트럭 17일(현지시간) 독일 Erftstadt의 B265 연방 고속도로에서 침수되고 있다. 서독의 많은 지역들은 수요일 밤사이 폭우가 계속돼 건물이 파괴되고 차들이 휩쓸려가는 국지적인 홍수를 일으켰다. EPA 연합뉴스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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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에 파괴된 집과 차
독일 폭우에 파괴된 집과 차 17일(현지시간) 한 남성이 토요일 독일 Bad Munsterifel의 Erft 강을 따라 폭우와 홍수를 겪은 후 쓰레기와 파편을 나르며 청소를 돕고 있다. 지난 15일 밤, Erft 홍수는 도시의 역사적인 중심부를 완전히 파괴했고 거리와 가게들이 물에 잠겼다다. 가스, 전기 및 전화선이 위험할 정도로 노출돼 있다. AP 연합뉴스 2021-07-18
“비명만 질렀다” 3m 차오른 홍수에
거동 불편 12명 장애인 그대로 익사

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한꺼번에 희생됐다.

진치히는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마을로 집중적인 폭우에 강물이 범람한 것이다.

당국이 마을에 경고를 보냈지만, 일부만 들었다. 가장 큰 비극은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에서 벌어졌다. 요양원에는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었다.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온 물에 뼈져 숨졌다. 요양병원에는 밤사이 1명의 직원만 머물고 있었다.

이웃들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24명을 구해냈다. 생존자들은 창문을 통해 나와 구조대원들의 보트에 올라탔다.

물이 빠진 현재 하얀색 페인트로 칠해진 요양원의 1층은 황토물에 잠겨있었던 흔적이 벽면에 뚜렷이 남아있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다.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에서도 홍수로 2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에서 670명이 다쳤는데 사망자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비명만 질렀다” 거동 힘든 독일 장애인요양원 12명 집단 익사
“비명만 질렀다” 거동 힘든 독일 장애인요양원 12명 집단 익사 홍수로 12명이 숨진 독일 진치히의 요양원. 벽면에 3m까지 차오른 물의 흔적이 역력하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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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알테나의 아흐르 강둑 근처에 부분적으로 무너진 집이 서 있다. 폭우는 독일 서부에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켰다. 독일과 벨기에에서 발생한 심각한 홍수로 하천과 거리가 맹위를 떨치고 잔해가 가득찬 급류로 변하여 자동차와 가옥이 무너지면서 다수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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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바트뇌에나흐르바일레르 인근 슐트에서 홍수가 큰 피해를 입힌 후 한 근로자가 파괴된 주택들 사이에 떨어진 나무들을 베어내고 제거하고 있다. 독일과 서유럽의 다른 지역에서 1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엄청난 홍수는 “재난”, “전쟁지역” 그리고 “전례가 없는”으로 묘사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라인란트팔츠주 등 서부가 홍수에서 벗어났더니 이번엔 남동부 바이에른주가 위기라고 dpa통신은 전했다. 바이에른주 베르히테스가데너란트시는 이날 밤 폭우로 인한 홍수로 2명이 사망하자 재난상황을 선포했다.

벨기에서는 최근까지 사망자가 최소 27명이 집계됐다.

벨기에 당국은 연락이 닿지 않는 103명을 실종 추정자로 분류했지만, 휴대전화 분실이나 배터리 방전으로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신분증 없이 병원으로 이송된 경우 등 여러 요인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역시 홍수 피해로 수만명이 대피했던 네덜란드에서는 다행히 지금까지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폭우가 쏟아진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영국에서도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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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토일 비쇼프스키센의 한 주택 앞 광장에 물이 흐르고 있다. 베르크테스가드너 랜드지구는 폭우가 심각한 홍수를 일으킨 후 이 상황을 재앙이라고 선언했다. 수일간 서유럽에 집중호우가 내리자 주의 작은 강과 거리가 격류로 변했고, 자동차를 휩쓸고, 집을 집어삼키고, 주민들을 가두었던 재앙적인 홍수를 일으켰다. AP 연합뉴스 2021-07-18
오스트리아 역사도시 할라인 침수
체코 인근 獨 작센주도 피해 시작

폭우는 중유럽도 위협하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는 역사적인 도시인 할라인이 침수됐고, 잘츠부르크와 티롤 지역에 경보가 발령됐다.

제바스테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트위터에 “폭우와 폭풍으로 오스트리아의 몇몇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체코와 가까운 독일 동부 작센주에도 전날 밤 강물의 수위가 불어나 피해가 발생했다.

독일 서부와 벨기에에서는 도시와 마을을 휩쓴 물이 빠지면서 복구 작업도 시작됐다.

독일에서는 군 병력 및 장비가 구조 및 복구 작업에 투입돼 있다. 홍수로 떠내려가 도로를 막아버린 자동차와 트럭 등의 잔해들을 제거하기 위해 군 장갑차가 사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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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폭우로 물에 잠긴 네덜란드 마을
100년 만의 폭우로 물에 잠긴 네덜란드 마을 네덜란드 최남단 팔켄뷔르흐의 한 마을이 16일(현지시간) 100년 만의 기록적 폭우로 물에 잠겨 있다.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에 내린 이번 폭우와 홍수로 120여 명이 숨졌으며, 통신두절로 연락이 되지 않거나 실종된 사람도 1천300여 명에 달해 사상자는 더 늘어날 우려가 높다. 팔켄뷔르흐 AFP 연합뉴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도 전날 오후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20일을 국가 애도의 날로 선포했다. 벨기에는 전체 10개주 가운데 4개주에 군을 파견해 구조작업을 벌였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리에주주 주도 리에주에는 프랑스와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구조대가 지원을 오기도 했다.

독일의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너 대통령과 아르민 라셰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총리 후보는 전날 라인란트팔츠주의 에르프트슈타트 인근을 찾아 피해 상황을 살펴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강 범람으로 피해가 극심한 슐트 마을을 찾아 둘러보고 이재민들을 위로할 예정이다.
독일 서부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 15일(현지시간) 물난리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물이 빠지자 주민들이 물에 젖은 가구들을 밖에 내놓고 있다. 아르베일러 AFP 연합뉴스
독일 서부 바트노이에나르아르바일러 마을에 15일(현지시간) 물난리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 물이 빠지자 주민들이 물에 젖은 가구들을 밖에 내놓고 있다.
아르베일러 AFP 연합뉴스
건물 전부 물에 휩쓸리고
전기·가스·통신 끊겨 피해복구 막막

서유럽을 강타한 홍수가 잦아들면서 17일(현지시간) 수재민들이 대규모 피해복구작업을 시작했다고 BBC방송 등 외신이 전했다.

사망자만 180명이 넘는 워낙 큰 홍수여서 피해복구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독일에서 가장 피해를 크게 입은 지역인 라인란트팔츠주(州) 아르바일러 온천마을 바트노이에나어에서도 복구작업이 시작됐으나 건물은 전부 물에 휩쓸려 나가고 전기와 가스, 통신은 아직도 끊긴 상태라 난항을 겪는다.

이 마을에서 와인가게를 운영하는 미하엘 랑은 로이터통신에 “전부 파괴됐다”라면서 “눈으로 안 보고는 상황을 모를 것”이라고 울먹였다.
독일 쾰른 남서쪽 에르프트슈타트 블레셈 지구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겨 일부 가옥이 매몰돼 있다. 쾰른 당국 구조대는 16일 이곳에 달려가 매몰된 생존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라인 에르프트 크라이스 제공 AP 연합뉴스
독일 쾰른 남서쪽 에르프트슈타트 블레셈 지구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겨 일부 가옥이 매몰돼 있다. 쾰른 당국 구조대는 16일 이곳에 달려가 매몰된 생존자 수색 작업을 펼치고 있는데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관리들은 말했다.
 라인 에르프트 크라이스 제공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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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Bad Neenahr-Ahrweiler의 집을 치우기 위해 현지 주민들이 진흙을 삽으로 퍼내고 있다. 독일과 서유럽의 다른 지역에서의 엄청난 홍수는 “재난”과 “전례없는”으로 묘사되고 있으며 150명 이상이 사망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피해복구비 6조 이상 예상
2013년 최고치 12조 훨씬 넘어설듯

로이터는 이번 홍수 피해복구에 독일에서만 수십억 유로가 들 것으로 봤다.

독일 보험업계는 이번 홍수로 올해 자연재해에 따른 보상금 지급액이 2013년 기록된 최고치 93억유로(약 12조 5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번 홍수 이전에 최악의 홍수였던 2002년 8월 홍수 때 보험처리가 된 피해규모만 45억유로(약 6조 600억원)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폭우와 홍수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된 건물은 전체의 45%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실제 피해는 더 컸을 것으로 보인다.

독일과 벨기에 외 스위스와 네덜란드 등도 이번에 홍수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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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서독 에르프트슈타트의 물에 잠긴 공동묘지에 그려져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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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폭우 피해
독일 폭우 피해 17일(현지시간) 독일 서부 Bad Neuenahr-Ahrweiler 인근 인슐의 한 건물에서 펌프로 진흙을 퍼내고 있다. 15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독일과 서유럽의 다른 지역에서의 엄청난 홍수는 “재난”, “전쟁 지역” 그리고 “전례없는 일”로 묘사되고 있다. AFP 연합뉴스 2021-07-18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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