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서로 몰라요”…홍콩 곳곳에 변이 퍼뜨린 커플, 1600명 격리

“서로 몰라요”…홍콩 곳곳에 변이 퍼뜨린 커플, 1600명 격리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1-07-07 12:57
업데이트 2021-07-07 12:5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지난 2월 홍콩의 코로나19 검사 센터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월 홍콩의 코로나19 검사 센터에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서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 첫 베타 변이 감염자
“우리 서로 몰라요”
알고보니 커플…곳곳에 변이 퍼뜨려
결국 男3개월, 女20일 징역형


홍콩 법원이 첫 베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된 2명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홍콩 재판부는 코로나19 관련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인도 국적 사예드 모하마드 리즈비(30)와 그의 여자친구 필리핀 국적 빅토리아 마리 알카이데 과디즈(31)에게 각각 징역 3개월과 20일을 선고했다.

두바이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는 리즈비는 지난 3월 19일 홍콩에 입국했다. 이후 21일간의 자가격리를 끝냈다.

하지만 4월 16일 뒤늦게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이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우리 서로 몰라요”…홍콩 첫 베타 변이 감염자 커플
그가 홍콩에서 발생한 첫 베타 변이 감염자로 확인되면서다. 며칠 뒤 여자친구 과디즈도 베타 변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당시 두 사람 모두 확진 판정 전 혼자 지냈고, 모임은 물론이고 외부 식당도 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은 처음에 서로를 모른 척 했고, 보건 당국은 이들이 연인 관계라는 사실도 알 수 없었다. 그 사이 일부 지역에서 베타 변이 확진자가 추가로 발생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이 이들의 신용 카드 내역을 조사하면서 거짓말이 탄로났다.

두 사람은 4월 10일부터 사흘 동안 란타우섬 퉁청, 완차이, 삼수이포 등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며 모임에 참석해 사람들을 만났다.

퉁청에서는 아울렛에서 쇼핑을 하고,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유명 호텔에서 머물기도 했다.

실제 완차이에서 열린 가족 모임에서 접촉한 3명의 가사 도우미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당초 이 도우미들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로 분류됐다.

보건 당국은 홍콩 내 37만 명에 달하는 가사도우미들에게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하고, 1600명의 주민을 강제 격리 하는 등 방역 조치를 취했다.

보건 당국의 끈질긴 추궁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던 두 사람은 지난 6월 과디즈가 먼저 혐의를 인정하면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을 맡은 임슌이 판사는 “두 사람의 거짓말이 도시 전체에 베타 변이 확산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사실을 밝힐 두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과디즈가 혐의를 인정할 때까지 이를 부인했다. 그의 거짓말로 보건 당국은 밀접 접촉자를 추적할 수 있는 16일이 넘는 시간을 낭비했고, 이는 지역사회 내 보이지 않는 감염자에 대한 시민의 불안을 야기시켰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홍콩은 하루 확진자 수가 연일 한 자릿수를 유지하며 방역 모범국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해외 입국자의 자가 격리 기간을 세계에서 가장 긴 21일로 규정하는 등 엄격한 방역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