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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들어 500대 기업 영업익 33%↓·임직원 급여 10%↑

文정부 들어 500대 기업 영업익 33%↓·임직원 급여 10%↑

한재희 기자
입력 2021-06-08 20:51
업데이트 2021-06-08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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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00대 기업 최근 4년 실적 들여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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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사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33% 줄었으나 임직원들의 급여는 10% 늘어났다. 같은 기간 직원수 증가는 1%도 되지 않아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사이 임금 인상이 꾸준히 이뤄졌고, 이로 인해 신규 일자리 창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서울신문과 한국경제연구원이 함께 국내 비금융업 매출 상위 500대 상장사의 2017~2020년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에는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총액이 106조원이었는데 2020년에는 70조원으로, 33.7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도 2017년에는 1181조원이었는데 지난해에는 1168조원으로 1.0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500대 기업들의 임금은 꾸준히 증가했다. 이들이 지출한 임금 총액은 2017년 81조원, 2018년에는 87조원, 2019년에는 89조원, 2020년에는 90조원으로 나타났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증가하면서 2020년에는 2017년 대비 10.31% 늘었다. 500대 기업의 1인당 연간 평균급여도 2017년 5965만원이었던 것이 2018년 6313만원, 2019년 6462만원, 2020년 6638만원으로 꾸준히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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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회관의 모습
전경련 회관의 모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 출입구의 모습. 연합뉴스
종업원 수는 2017년 117만 7905명이었는데 2020년에는 118만 8733명으로 0.92%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2019년(120만 6676명)과 비교하면 1.49% 감소했다. 1년 사이 500대 기업에서만 1만 7943명의 일자리가 사라진 셈이다.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215곳은 임직원 수를 늘리고 9곳은 임직원 수를 그대로 유지한 반면 그보다 많은 업체(276곳)에서는 임직원 수 ‘다이어트’를 택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기업에 부담이 되는 정책이 최근 4년간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52시간 근무제 도입, 최저임금 인상 등 대내 이슈와 미중 무역갈등, 한일 무역분쟁 등 외부 요인이 모두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한 현 정부 초반인 2018년에 법인세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인상한 것과 재계가 기업규제 법안이라고 반대했던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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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4대그룹 총수들
한자리에 모인 4대그룹 총수들 2일 청와대 주최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9년 기해년 신년인사회’에서 4대 그룹 총수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형구 고려대 경영대학 명예교수는 “52시간 근무제나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시행하는 정부와 국회의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이것을 도입하는 시기나 방식에서 완급 조절이 아쉽다”면서 “4년 사이 500대 기업의 임직원 증가가 1% 미만이었다고 하면 경제 체력이 약한 중소기업의 상황은 더 안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기업들로 하여금 자꾸 고용을 회피하게끔 만들고 있다”면서 “높은 임금과 규제를 피해 해외에 공장을 짓고 설비를 자동화시키면서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스스로 좀더 치열하게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임직원 수가 증가한 기업들은 보면 정보기술(IT), 바이오, 배터리 관련 등 주로 신산업이 많은데 이렇게 글로벌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만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연구개발(R&D)에 대한 세제 지원이 약한 편인데 이것을 파격적으로 늘려야 우수 인력을 더 많이 뽑을 수 있다”면서 “올해는 내년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때 우리나라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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