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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

FBI, 미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긴 비트코인 85% 되찾았다

신진호 기자
신진호 기자
입력 2021-06-08 08:29
업데이트 2021-06-0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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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으로 지불된 암호화폐 회수 첫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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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메릴랜드주 우드바인에 위치한 송유관 기업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연료탱크의 모습(왼쪽). 남서부 텍사스주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8850㎞의 송유관으로 매일 250만 배럴의 휘발유와 디젤·항공유를 운반하는데, 최근 해킹을 당해 비트코인을 지불했다. 전 세계에 육류를 제공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 서쪽에 있는 육가공업체 JBS도 최근 해킹을 당했다. 러시아 정부 등이 은밀하게 해커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킹이 비즈니스 모델이 된 탓에 각 정부는 주요 기간산업 등에서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게 큰 과제로 떠올랐다. EPA 연합뉴스
미국 메릴랜드주 우드바인에 위치한 송유관 기업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연료탱크의 모습(왼쪽). 남서부 텍사스주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8850㎞의 송유관으로 매일 250만 배럴의 휘발유와 디젤·항공유를 운반하는데, 최근 해킹을 당해 비트코인을 지불했다. 전 세계에 육류를 제공해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 서쪽에 있는 육가공업체 JBS도 최근 해킹을 당했다. 러시아 정부 등이 은밀하게 해커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해킹이 비즈니스 모델이 된 탓에 각 정부는 주요 기간산업 등에서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는 게 큰 과제로 떠올랐다.
EPA 연합뉴스
비트코인 가격 폭락해 지불액의 절반 가치


지난달 사이버 공격을 받은 미국 최대 송유관 회사가 해커에 뜯겼던 거액 중 절반 이상을 미 당국이 회수했다.

미국 법무부는 7일(현지시간) 미 송유관 회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세력에 내줬던 ‘몸값’ 중 230만 달러(약 25억원)에 달하는 63.7비트코인을 회수했다고 밝혔다.

콜로니얼이 내줬다고 밝힌 440만 달러(49억원)로 마련했던 75비트코인 중 85%를 되찾은 것이다.

그러나 그 동안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해 회수한 63.7비트코인의 현재 가치는 당시 비트코인을 마련하기 위해 들인 액수의 절반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리사 모나코 법무부 부장관은 회견에서 “오늘 우리는 보복했다”며 “우리는 랜섬웨어 공격과 다른 사이버공격으로 치르는 대가가 커지도록 모든 수단과 자원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법무부가 그런 식으로 지급된 돈을 되찾아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이버 공격 사건이 계속되는 와중에 주목할 만한 이정표라고 평했다.

회수 작전은 연방수사국(FBI)이 콜로니얼의 협조를 받아 주도했다고 CNN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콜로니얼이 해킹 세력의 몸값 지급 요구에 응하면서도 그 전에 FBI에 연락해 지급된 비트코인의 추적을 돕기 위한 지침을 받고 이행했다는 것이다.

FBI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지리적 위치에 관계없이 온라인 직접 결제가 가능해 사이버 범죄자들이 선호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FBI가 해커들이 사용하는 암호화폐 지갑을 식별함에 따라 몸값을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FBI가 문제의 암호화폐 지갑을 열 수 있는 열쇠에 어떻게 접근할 수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콜로니얼 최고경영자인 조지프 블런트는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440만달러 지급을 자신이 승인했다고 확인했다. 그는 “논란이 많은 결정이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국가를 위해 올바른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7일 동부 해안 일대 석유 공급의 45%를 책임지는 콜로니얼이 사이버 공격으로 가동이 중단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미 당국은 러시아에 기반을 둔 해킹세력 ‘다크사이드’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암호화폐가 개발돼 거래되고 있지만, 여전히 실생활에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대신 범죄 자금이 오가는 데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미 수사당국이 인질 몸값으로 넘어간 암호화폐를 추적해 회수하는 데 성공하면서 향후 암호화폐를 둘러싼 당국과 범죄조직 간 수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미 수사당국의 ‘몸값’ 회수 사례가 향후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러시아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세계 최대정육업체 JBS SA의 미국 자회사를 해킹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 예정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해킹 문제를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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