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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살인적 파도에 40시간…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 살인적 파도에 40시간… 그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다

김상화 기자
김상화 기자
입력 2021-02-21 17:48
업데이트 2021-02-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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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 전복된 거룡호 기관장 극적 구조
배 안에 남아 있던 공기층서 생존 추정
“전복 전 4명 구명조끼 착용 목격” 진술
어선 인근서 실종 선원 추정 1명 발견

해경이 지난 20일 경북 경주 감포 해상에서 높은 파도를 뚫고 전복된 어선 내부에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체를 두드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6명이 탄 9.77t급 이 어선은 19일 오후 감포 동방 약 42㎞ 해상에서 침수됐지만 40여시간만인 21일 배 안에서 한국인 기관장 한 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경주 연합뉴스
해경이 지난 20일 경북 경주 감포 해상에서 높은 파도를 뚫고 전복된 어선 내부에 생존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체를 두드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6명이 탄 9.77t급 이 어선은 19일 오후 감포 동방 약 42㎞ 해상에서 침수됐지만 40여시간만인 21일 배 안에서 한국인 기관장 한 명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경주 연합뉴스
전복됐던 어선에서 갇혀 있던 선원이 40여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배가 전복됐지만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고, 에어포켓(뒤집힌 배에 남아 있는 공기층)이 있었기 때문에 선원이 긴 시간 동안 버틸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포항해양경찰서는 21일 오전 10시 23분쯤 경북 경주시 감포항 동쪽 해상에서 전복된 9.77t급 연안통발 어선 거룡호의 선내를 잠수사가 수색하던 중 어획물 창고에 쓰러져 있던 한국인 기관장 A씨를 구조했다.

지난 19일 오후 6시 46분쯤 거룡호가 전복됐으니, A씨는 40여시간 동안 차가운 물과 칠흑 같은 어둠, 죽음의 공포와 싸운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이날 구조된 기관장 A씨는 저체온증이 심각했지만, 간단한 말 등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서 “40여시간 동안 전복된 선박에서 버틴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씨가 ‘어선이 전복되기 직전에 승선원 6명 가운데 4명이 구명조끼를 입고 나가는 것을 봤다’고 했다”면서 “총력을 다해 나머지 실종자를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해경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사고 선박 인근 바다에서 실종 선원으로 추정되는 1명을 발견해 구조했다. 구조된 사람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지만, 의식과 맥박이 없는 상태다. 이에 해경과 해군 등은 사고 해역 주변에 함정 10척과 항공기 7대 등을 동원해 나머지 선원 4명을 구조하기 위한 수색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날 동해 전 해상에는 풍랑주의보가 내린 상태로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수색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포항해양경찰서는 지난 19일 오후 6시 46분쯤 감포항 동쪽 42㎞ 바다에서 거룡호가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거룡호에는 한국인 2명과 베트남인 3명, 중국 교포 1명 등 모두 6명이 배에 타고 있었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21-02-2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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