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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세상] 2021년, 순 국산 로켓의 원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2021년, 순 국산 로켓의 원년/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입력 2020-12-31 16:24
업데이트 2021-01-0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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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2021년 새해가 밝았다. 누구나 새해가 열리면 소원을 빌곤 하는데 필자는 2021년이 국가안보와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우주강국의 원년이 되길 소망해 본다. 2021년은 한국형 순 국산 로켓 누리호의 개발이 완료돼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발사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지정학적으로 한국과 연관이 있는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모두가 우주강국이다. 하물며 북한마저도 미사일 즉, 로켓 능력이 한국보다 우세하다.

우주개발 능력을 구분하는 데에는 3단계로 그 능력을 나눈다. 초기 단계인 제1단계는 자체 로켓은 없고 인공위성은 보유하고 있는 단계이다. 2단계는 자체 로켓도 있고 인공위성도 보유하고 있는 단계이다. 3단계는 자체 로켓은 물론 인공위성 그리고 타국의 인공위성을 공격할 수 있는 킬러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개발하는 킬러위성은 인공위성에 로봇 팔을 달고 있어 만약의 경우에 한국의 위성을 쳐 버리면 수천억원에 달하는 인공위성이 무용지물이 된다.

이러한 단계로 구분해 볼 때 한국은 초기 단계, 즉 1단계에 머물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킬러위성의 시대에 접어들었는데 자체 로켓도 아직 없는 대한민국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2021년 새해를 맞아 한국의 우주개발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돼야 할까. 첫 번째로 한국형 순 국산 로켓을 하루빨리 성공적으로 개발해야 하겠다. 계획대로라면 올 2월에 발사하기로 돼 있었으나 제1단 로켓 엔진 부분 4개를 묶는 조립 과정에서 부품 결함이 발견되는 바람에 가을쯤으로 연기하게 됐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으나 로켓은 우주를 향해 멀리 날아가야 하기 때문에 한 치의 오차도 용납되지 않는다. 시간이 좀더 걸리더라도 완벽한 기술보증 상태에서 발사에 임해야 한다. 그래서 로켓이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은 드디어 자체 로켓과 인공위성을 보유한 제2단계의 우주국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동맹국인 미국과의 우주협력도 더욱 활발해지게 되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만든 위성을 남의 나라에 수백억원의 돈을 지불해 가며 부탁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미국과 협력해 우주공간에서 타국의 위성 공격을 격퇴하는 훈련을 하는데 이유는 미국이 일본의 우주기술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개발하는 누리호는 1.5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로켓의 힘인데 일본은 최대 16t의 인공위성을 올릴 수 있는 H2B 로켓을 갖고 있으니 한국과 비교할 때 막강한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그러나 1.5t 인공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누리호라도 보유하게 되면 웬만한 첩보위성은 다 쏘아 올릴 수 있으니 국가안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소형 인공위성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하겠다. 우주선진국 미국과 일본은 대형 첩보위성 1기와 소형 위성 10기를 혼합해 전천후 탐지능력을 더욱 증강시키고 있다. 우주개발에 뒤늦은 한국은 값이 싸고 성능도 대형 위성 못지않은 소형 인공위성에 집중해 우주강국이 되는 길을 앞당겨야 한다. 전자부품이 대부분인 소형 인공위성의 개발에 반도체 등 전자부품 기술이 우수한 한국이 국력만 집중시키면 빠른 시간 내에 우주선진국이 될 수 있다.

세 번째는 지구측위시스템(GPS)의 개발과 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 미국처럼 24기의 위성으로 전 지구를 커버하지는 못하더라도 7기의 위성으로 일본 중심의 준천정위성시스템을 구축한 일본처럼 한국 중심의 GPS 시스템을 구축하면 무인자동차의 운용 오차도 6㎝ 범위 내로 좁힐 수 있다. 오차범위가 6㎝라는 건 오차가 없는 정확한 위치 시스템 정보를 제공한다는 뜻이고 이는 향후 전개될 미래의 먹거리 산업에 필수적인 우주정보 시스템이다. 한국은 항공우주연구원을 중심으로 GPS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다. 7개의 인공위성으로 2035년쯤 완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정부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해 2035년보다 더 늦을 가능성이 큰데 그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과 GPS 정보협력도 어려워 우주 후진국으로 뒤처지고 말 것이다. 특히 한국의 미사일을 상대방 목표에 정확히 탄착시키려면 한국판 GPS 시스템을 하루빨리 구축하도록 국력을 모아야 한다. 2021년, 단군 이래 최초로 순 국산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되길 국민 모두가 두 손 모아 성원한다.
2021-01-0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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