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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엔 중국만 있는 게 아니다…코로나 이후 10개국을 주목하라

아시아엔 중국만 있는 게 아니다…코로나 이후 10개국을 주목하라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0-12-31 16:28
업데이트 2021-01-01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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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가 바꿀 미래
파라그 카나 지음/ 고영태 옮김
동녘사이언스/523쪽/2만 2500원

새 아시아 질서 여러 국가 ‘집단지도체제’ 전망
베트남·미얀마 등 팬데믹 속 외환 보유고 든든
2차 세계대전 후 韓·中·日 주도 성장시대 넘어
남·동남아시아가 이끄는 ‘네 번째 성장’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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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간 ‘아시아가 바꿀 미래’는 유럽과 미국의 시대가 저물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간 ‘아시아가 바꿀 미래’는 유럽과 미국의 시대가 저물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아시아의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에 경제·군사 대국인 미국과 문화 강국 유럽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부실한 의료체계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경제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반대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은 굳건히 버텨 내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차세대 글로벌 리더로 꼽은 국제관계 전문가 파라그 카나 퓨처맵 창립자는 ‘아시아가 바꿀 미래’에서 코로나19 이후 아시아가 세계질서를 주도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2009년 ‘제2세계’(에코의서재)에서 아시아 신흥 강국의 부상을 강조했다. 미국, 중국, 유럽의 틈바구니에서 제2세계로 불리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영향력이 확대된다는 내용이다. 이번 책은 그 후 10년 동안을 추적하고,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중심 체제가 필연이라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중국이 세계의 선두에 선 상징적인 사건으로 2017년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담’을 꼽는다. 철도와 항구 등으로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하나로 연결한다는 취지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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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GDP의 절반을 차지하는 68개국이 10년 동안 상업과 문화 교류의 중심이 될 새로운 실크로드 건설에 수조 달러를 투자한다. 세계 중심축이 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없었다. 유럽과 중국 사이에 낀 러시아도 미국, 유럽을 등지고 아시아로 눈을 돌렸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했을 때 유럽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섰다. 2016년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사실이 밝혀져 긴장을 부르기도 했다. 러시아는 한편으로는 유전, 가스, 광산에 관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를 받아들였다. 저자는 “러시아가 부유한 아시아에 속할 것인가, 아니면 가난한 유럽이 될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사실상 결과는 정해졌다”고 설명한다.

터키의 사정도 비슷하다. 훈족에서 셀주크, 오스만에 이르기까지 튀르크 민족은 1000년 동안 유럽의 문을 두드렸지만 진입에는 실패했다. 2000년대 초까지 유럽연합 가능성은 낙관적이었지만, 키프로스를 둘러싼 그리스와 영토 분쟁이 얽히면서다. 아시아 의존도가 높아지는 호주라든가, 브렉시트로 ‘유럽의 싱가포르’를 꿈꾸는 영국 등 사례도 아시아의 성장을 예견케 한다.
저자인 파라그 카나의 2016년 TED 강연 모습. 그는 아시아 나라들의 미래상으로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조화로운 ‘샐러드 볼’ 모델을 꼽는다.  테드닷컴 캡처
저자인 파라그 카나의 2016년 TED 강연 모습. 그는 아시아 나라들의 미래상으로 각자의 개성이 살아있으면서도 조화로운 ‘샐러드 볼’ 모델을 꼽는다.
테드닷컴 캡처
중국이 미국처럼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 전망한 부분이 흥미롭다.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지만 저자가 본 미래의 아시아 질서는 중국이 이끄는 체제가 아니다. 한국, 일본,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가 힘을 모으는 집단지도체제에 가깝다. 아시아의 미래상은 미국이 추구하는 ‘용광로’ 모델이 아니라 각자의 개성이 살아 있으면서 조화로운 ‘샐러드 볼’ 모델이라는 뜻이다.

책 원제목이 ‘아시아가 미래’(The Future is Asia)일 정도로 저자의 주장은 확고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한중일이 주도한 세 번째 성장 시대를 넘어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가 이끄는 네 번째 성장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든든한 외환 보유고를 유지하며 강한 회복 탄력성을 입증한 아세안 10개국을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관측이 맞을지 빗나갈지 알 길은 없다.

다만 풍부한 자료를 기반으로 아시아 전체를 조망한 책은 앞으로 펼쳐질 아시아 시대를 내다보는 길잡이로 손색없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21-01-0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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