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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벗고 촬영 중”…‘기생충’ 슈퍼 앞 경찰 출동 이유

“마스크 벗고 촬영 중”…‘기생충’ 슈퍼 앞 경찰 출동 이유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2-22 09:30
업데이트 2020-12-2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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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우리슈퍼’ 실제 촬영지 ‘돼지슈퍼’. 영화 흥행 이후 ‘기생충’ 팬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영화 ‘기생충’에 등장하는 ‘우리슈퍼’ 실제 촬영지 ‘돼지슈퍼’. 영화 흥행 이후 ‘기생충’ 팬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대학생들 과제촬영에 주민 신고
촬영 중 마스크 벗기도…
학생들, 게시판에 사과문
“예민한 시기에 사과드린다”


영화 ‘기생충’ 배경이 된 서울 마포구 아현동 ‘돼지슈퍼’ 앞에 경찰이 출동한 소식이 뒤늦게 22일 알려졌다. ‘돼지슈퍼’는 영화에서 ‘우리슈퍼’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곳이다.

‘돼지슈퍼’ 건물에 사는 시어머니로부터 연락받은 A씨. 19일 오전 시어머니의 다급한 전화를 받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건물 앞으로 달려갔다.

A씨에 따르면 J대학교 연극영화과 학생 10여명이 건물 앞에 모여 영화 촬영을 했고, 영화에 출연하는 학생들은 촬영 중 마스크를 벗기도 했다는 것이다. 오후 8시까지 촬영이 중단되지 않자 A씨는 결국 학생들을 ‘집합금지명령’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했다는 것.

A씨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증가로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동의도 구하지 않고 남의 집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촬영해 위협을 느꼈다는 전했다.

또 A씨의 시아버지는 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데다 폐 질환을 앓는 탓에 코로나19 우려가 유독 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A씨는 학생들에게 다가가 수차례 “촬영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학생들은 “학교 과제 중이다. 곧 끝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돼지슈퍼 앞에 ‘기생충’ 실제 촬영 장소라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돼지슈퍼 앞에 ‘기생충’ 실제 촬영 장소라는 사실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학생들 “예민한 시기에 논란 불러 사과드린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들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글을 올렸다.

현장 책임자인 J대학교 영화학과 학생은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예민한 시기에 논란을 불러 사과드린다”며 “돼지슈퍼 사장님께 허락을 받았지만 윗층 주민분들께 허가를 받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경찰이 출동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있으니 확인차 인적 사항만 기록해두고 돌아갔다”며 “(A씨의) 인스타그램 게시글에 가계정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는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J학교 관계자는 “해당 전공과목 교수는 상황을 감안해 기획·콘티만 제출하도록 했지만 학생들이 의욕을 가지고 영상까지 제작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전공 관련 활동 때 방역수칙 준수·촬영 협조 요청 등을 필수적으로 하도록 하고 촬영시간 단축 등을 교육하겠다”고 말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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