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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도 풍납토성, 나무 기둥 설치해 성벽 쌓았다

백제 왕도 풍납토성, 나무 기둥 설치해 성벽 쌓았다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20-12-01 17:04
업데이트 2020-12-0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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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축조 방법 및 증축 단서 발견

1토루에 수직으로 박힌 나무 기둥.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1토루에 수직으로 박힌 나무 기둥.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백제 한성기 왕도인 풍납토성의 축조 방법과 증축의 단서가 발견됐다.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토성 서쪽 성벽을 조사한 결과 토루 별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해 나무 기둥들을 박은 흔적을 찾았다고 1일 밝혔다. 풍납토성은 폭 40∼50m, 추정 높이 11m에 둘레 길이가 약 4㎞인 거대 토성이다. 토루는 풍납토성의 몸체를 이루는 흙더미를 일컫는다.

연구소는 “축조 방법 확인을 위해 성벽을 평면으로 절개해 조사를 해보니 나무 기둥이 토루 하단부터 켜켜이 수직으로 박혀 있는데 흙을 더 높이 쌓아 올리기 위한 구조물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풍납토성은 중심 골조에 해당하는 1토루를 쌓아 올린 후 수차례 토루를 덧대어 2·3토루를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지어졌다.
풍납토성 서쪽 성벽 발굴 현장.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풍납토성 서쪽 성벽 발굴 현장.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1토루에서는 길이 60∼70㎝의 나무 기둥을 88∼162㎝ 간격으로 총 6단으로 박아 설치한 흔적이 나왔다. 2토루와 3토루 경계에서는 성벽 경사면과 역방향으로 박힌 나무 기둥과 기둥을 받치기 위한 석재가 확인됐다. 연구소는 “역경사 나무 기둥은 풍납토성 성벽에서 처음 확인된 것으로 성벽을 쌓아 올리기 위한 공법이나 성벽 시설물의 일종으로 보인다”면서 “성벽 축조 방법과 공정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2, 3토루 사이에서 확인된 부석 및 목재, 나뭇잎층.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2, 3토루 사이에서 확인된 부석 및 목재, 나뭇잎층.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번 조사에선 처음 성벽을 축조한 이후 증축한 증거로 토루 사이에서 얇게 깐 돌인 부석(敷石)도 발견됐다. 부석은 처음 흙을 쌓아 올린 초축면인 1·2토루와 이후 증축한 3토루 사이에서 확인됐다. 우선 1·2토루를 축조한 뒤 그 위에 얇은 돌을 깔아 성벽을 보강했으며, 이후 다시 그 위에 3토루를 쌓아 올렸던 흔적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풍납토성 증축과 관련해서는 1999년, 2011년 발굴조사 이후 논의가 지속돼 왔으나 증축 공법에 대한 해석은 엇갈렸다. 이 같은 조사 성과는 이날 오후 문화재청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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