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측정하다 1㎞ 끌려간 경찰관 의식불명…경찰 “모금운동”

음주측정하다 1㎞ 끌려간 경찰관 의식불명…경찰 “모금운동”

이보희 기자
입력 2020-10-19 10:39
수정 2020-10-19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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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공무집행방해죄 처벌 강화돼야”

음주측정 거부 차량에 1km 끌려간 경찰관 의식불명
음주측정 거부 차량에 1km 끌려간 경찰관 의식불명 부산 동래경찰서 제공
음주측정을 거부하며 도주하던 차량에 매달려 끌려가다 도로에 떨어진 경찰관이 의식불명에 빠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오전 0시 46분쯤 부산 동래경찰서 사직지구대 A(55) 경위는 동래구 한 도로에서 음주운전이 의심되는 차량을 발견하고 운전자에게 음주측정을 시도했다.

A 경위는 음주측정에 불응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 문짝에 매달린 채 1㎞가량을 끌려갔다.

A 경위는 차량이 속도를 줄이는 틈을 타 뛰어내렸지만, 이 과정에서 머리를 아스팔트 도로에 강하게 부딪혔다.

운전면허 취소 수치의 만취 운전자는 이후 인근 고가도로 교각을 들이받은 뒤 검거됐다.

A 경위는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듣고 일주일 만에 직장에 복귀했지만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급기야 지난달 9일에는 갑자기 쓰러졌고 상태가 악화해 뇌수술을 받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A 경위에겐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A 경위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경찰은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동래경찰서 직장협의회는 A 경위의 사연을 경찰 내부망인 ‘폴넷’에 올렸고 전국 각지의 경찰관들이 모금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공무집행방해죄를 엄벌해야 한다는 경찰 내 여론도 들끓고 있다. 도주하는 용의자를 쫓다 부상당하는 경찰이 속출하고 있지만 정작 용의자에게는 내려지는 처벌은 솜방망이다. 부산경찰청 소속의 한 경찰관은 “용의자를 쫓아가다가 놓치면 치료비는 경찰 혼자 감당하기 일쑤다. 가까스로 잡아도 현행법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불구속으로 소액의 벌금이 다”라며 분개했다.

A 경위를 매달고 도주한 운전자는 현재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윤창호법) 위반·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 측은 “피해자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만큼 범죄 사실도 추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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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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