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흑인 인권운동 마지막 지도자 존 루이스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흑인 인권운동 마지막 지도자 존 루이스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18 21:02
수정 2020-07-1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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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존 루이스(왼쪽 세 번째) 하원의원이 2007년 3월 4일 앨라배마주 셀마의 한 교회 예배를 마친 뒤 제임스 잭슨 목사(왼쪽부터), 당시 대선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클레테 킬레이 목사 등과 손을 맞잡고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존 루이스(왼쪽 세 번째) 하원의원이 2007년 3월 4일 앨라배마주 셀마의 한 교회 예배를 마친 뒤 제임스 잭슨 목사(왼쪽부터), 당시 대선 민주당 후보 버락 오바마, 클레테 킬레이 목사 등과 손을 맞잡고 찬송가를 부르고 있다.
AP 자료사진 연합뉴스
미국에서 1960년대 흑인 인권운동을 이끈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이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80.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 민권 운동을 이끈 ‘6명의 거물 운동가‘ 가운데 마지막 생존자였던 고인은 지난해 12월 췌장암 4기라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학교와 버스, 식당 등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짐 크로 법’ 반대 투쟁에 앞장섰던 그는 학생운동단체인 학생비폭력조정위원회(SNCC) 설립에 참여했고 버스를 타고 미국 남부를 돌며 시위를 벌인 ‘프리덤 라이더’ 가운데 한 명이었다. 흑인들의 출입을 금지한 식당 앞에서 연좌 농성도 벌였다.

1963년 워싱턴까지 일자리와 자유를 찾아 행진하는 시위를 여러 사람들과 공동 개최했는데 킹 목사의 ‘내겐 꿈이 있어요’ 연설도 이 행진 도중 나왔다. 행진 도중 연설한 이로도 그가 마지막까지 생존한 인물이었다. 그는 1965년 앨라배마주(州)에서 벌어진 셀마 행진을 이끌었으며 당시 그가 땅에 쓰러진 채 경찰관에게 맞아 피 흘리는 모습이 TV로 전해지면서 흑인들이 받는 억압의 실상이 고스란히 알려졌다.

루이스 의원은 인도의 독립운동가 마하트마 간디에게 영향을 받아 ‘비폭력 저항정신’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면전에 대고 욕을 해도, 침을 뱉어도, 담뱃불로 지져도 상대방 또한 피해자일 수 있다”면서 “용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루이스 의원은 1981년 조지아주 애틀랜타 시의원으로서 정계에 입문했다.1986년 조지아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된 이후에는 20여년간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는 데 힘썼다. 2006년에는 민주당 하원 원내 수석 부총무를 맡기도 했다.

또 2011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자유의 메달을 받았는데 미국 대통령이 민간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이다. 당연히 오바마 전 대통령과 얼마 전까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려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추모의 뜻을 밝혔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이날 밤 성명을 내고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영웅 중 한 명”이라면서 “그에 대한 기억이 우리에게 부정의에 맞서 선한 투쟁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길 바란다”고 애도했다.

루이스 의원이 세상을 떠난 날 우연의 일치치곤 놀랍게도 프리덤 라이더 운동을 조직하는 데 힘을 보태고 나중에 남부기독교 지도자회의(SCLC)를 이끈 인권 운동가 C T 비비앤도 95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한편 고인과 늘상 껄끄럽게 지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 포고문을 내 고인을 기억하고 오랜 공직 봉사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연방정부 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도 의회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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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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