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 검사’ 카드 꺼낸 검찰
秋에 지휘권 재고·尹 지키기 우회 강조“묘수 없어 시간끌기 궁여지책” 분석도
일각 “秋, 여론전 규정… 압박 강화 가능성”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 결과만을 보고받도록 지시한 가운데 윤 총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검언유착’ 사건에 대해 추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수사 결과만을 보고받도록 지시한 가운데 윤 총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은 윤 총장이 관용차를 타고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대신 대검은 오후에 ‘검사장 간담회 발언 취합’이란 제목의 짧은 자료를 냈다. ▲전문수사자문단 절차 중단 ▲독립적인 특임검사 도입 필요 ▲총장 지휘·감독 배제는 사실상 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이므로 위법 또는 부당 ▲총장의 거취와 연계될 사안이 아닌 점 등 크게 4가지 내용이다. 대검은 이 발언들이 당시 검사장 간담회에서의 ‘대다수 의견’ 내지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검찰 간부들은 간담회에서 이런 의견들을 냈다. 사실상 검찰 지휘부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해 ‘절반 수용, 절반 거부’ 입장이라는 얘기다.
윤 총장이 최종 입장을 밝히기 전에 전국 검사장 입장을 먼저 공개한 것은 강경 일변도인 추 장관에게 다시 한 번 재고를 해 달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총장의 지휘권을 배제시키는 장관의 지시는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어 총장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선택이라는 것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윤 총장이 남은 임기를 지키면서도 장관의 압박을 차단할 수 있는 묘수가 뚜렷하지 않다 보니 궁여지책으로 검사장 발언을 공개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어떤 결정을 하든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간을 끌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이 다시 추 장관에게 ‘공’을 넘겼지만, 추 장관이 검찰의 메시지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추 장관이 이러한 검찰의 행보를 여론전으로 규정짓고 더 강력한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2020-07-07 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