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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집’ 폭로 한 달…“새 운영진 후원금 유용, 현재 진행형”

‘나눔의 집’ 폭로 한 달…“새 운영진 후원금 유용, 현재 진행형”

오세진 기자
입력 2020-06-17 20:58
업데이트 2020-06-1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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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김대월 학예실장 인터뷰

신임 사무국장, 토지 등기 수수료 전용
월주 스님 건보료·허위 급여도 반납해
지출에 문제없다면 왜 반환 조치했나

제보 이후 할머니들 자유롭게 활동 중
올 들어 병원비도 후원금으로 첫 사용
나눔의 집에 대한 철저한 관리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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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이 17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세워져 있는 할머니들의 흉상 앞을 지나고 있다. 이 흉상들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다가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됐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김대월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이 17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에 세워져 있는 할머니들의 흉상 앞을 지나고 있다. 이 흉상들은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다가 세상을 떠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됐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지난달 19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일부 직원이 후원금 유용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인권침해 등 나눔의 집을 둘러싼 여러 문제점을 공론화한 지 약 한 달이 지났다. 용기를 내 제보에 나선 직원들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공익제보 직원을 대표하는 김대월(35) 나눔의 집 역사관 학예실장은 1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새로 채용된 시설 사무국장이 지난달 14일 안신권 전 소장 명의의 토지를 나눔의 집 법인 명의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법무사 수수료 약 80만원을 할머니들을 위해 써야 하는 후원금에서 지출해 전날 광주시청으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며 “후원금 유용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법인은 시설 운영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후원금을 법인 이사진이 개인적으로 유용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김 실장은 “월주 스님(법인 대표이사) 건강보험료 730만~740만원이 후원금에서 지출됐다. 출근 내역이 전혀 없는 스님에게 후원자들이 낸 돈으로 급여 약 5300만원을 줬다”면서 “이런 지출에 문제가 없다면 왜 광주시청·경기도 점검 후에 반환 조치를 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실장은 관리·감독기관의 문제점도 비판했다. 그는 “처음 법인 정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양로시설’이 사업 종류로 등록돼 있었지만, 나중에 이 사업이 정관에서 빠졌다. 이런 정관 변경을 알고도 승인해 준 곳이 바로 광주시청과 경기도”라며 “광주시청은 3년 전에도 나눔의 집에 법인과 시설 후원금 계좌를 분리 운영해야 한다고 권고했는데, 올해 4월 시설 지도점검을 나와 ‘이렇게 회계 분리가 안 돼 있는 곳은 처음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직원들의 공익제보 덕에 나눔의 집에도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 실장은 “지금은 할머니들이 산책하고 싶을 때 산책하고, 운동도 시켜 드리고 있다”면서 “올해 들어 할머니 병원비도 후원금으로 처음 내 봤다. 그전까지 시설 운영진이 하지 않았던 일들”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나눔의 집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의 관심과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할머니들의 통장에 매달 간병비 등을 지급한다고 ‘할 일 다 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할머니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해야 할 국가가 책무를 다하지 않은 점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2020-06-1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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