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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근무, 100여명 단체 식사까지… 물류센터 ‘방역’ 뚫렸다

아파도 근무, 100여명 단체 식사까지… 물류센터 ‘방역’ 뚫렸다

한상봉 기자
한상봉, 윤수경, 강국진 기자
입력 2020-05-27 23:28
업데이트 2020-05-28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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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마켓컬리發 ‘감염’ 확산 비상

24일 출근 40대 여성, 쿠팡 확진자와 접촉
‘쿠팡 이틀 알바’ 부천 콜센터 직원도 확진
쿠팡 관련 확진 하루 새 45명 늘어 총 56명

소비자 “택배 물품 뜯어도 되나” 조마조마
일부 “접촉 걱정… 아예 이용 끊었다” 봇물
방역당국 “클럽발 아닌 다른 경로 가능성”
감염 확산방지 총력
감염 확산방지 총력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 집단감염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커머스 업계 전반으로도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 방역 관계자들이 방역을 하고 있다.
뉴스1
경기 부천 쿠팡물류센터(제2센터)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새로운 시발점이 되고 있다.

27일 지자체들에 따르면 쿠팡 관련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이날 오후 8시 현재 최소 56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쿠팡에 이어 마켓컬리 물류센터에서도 확진환자가 나와 택배를 통한 감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는 서울 장지동 상온1센터 물류센터에 지난 24일 하루 출근한 40대 여성(송파 47번)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송파 47번은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인 구로 38번과 지난 23일 대전을 다녀온 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쿠팡물류센터에서 23~24일 이틀간 아르바이트를 한 유베이스 부천 콜센터 직원이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물류센터 특성상 관련 근무자가 수천명에 이를 정도로 많은 인력이 동시에 근무해 확진환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확진환자가 노출된 지난 12일과 18∼24일 상시근무자는 1023명이며 일용직과 납품업체 직원까지 합치면 현재 검사 대상자만 4015명에 이른다.

이처럼 확진환자가 급증하는 이유에 대해 부천 물류센터 근무자들은 작업 과정에서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들은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방역수칙도 준수하기 어렵다고 한다. 1년 넘게 단기 아르바이트로 근무한 최모씨는 “단기 알바도 출근 때 다음날 출근 가능 여부를 체크하는데 만약 일이 있거나 몸 상태가 안 좋아서 빠지게 되면 다음에 일을 다시 잡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알바 지원자는 늘 많아 몸 상태가 안 좋아도 돈을 벌어야 하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참고 나가는 경우가 많은 거 같다”고 전했다. 40대 근무자 김모씨는 “센터에 출근할 때 관리감독자들이 근무자들의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 여부를 확인했지만 그게 방역의 전부였다”며 “특히 식당에서는 100여명의 근무자가 다닥다닥 붙어 앉아 밥을 먹었다”고 했다.

이날 쿠팡 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전날 대비 45명 추가돼 지난 25일 이후 누적 56명이 됐다. 쿠팡 물류센터 추가 확진자 45명 중 19명은 인천 거주자로 밝혀졌으며, 서울 거주자 12명, 나머지는 경기 등 기타 지역 거주자다.

쿠팡 관련 확진자가 잇따르자 소비자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거의 매일 쿠팡으로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정모(50·여·경기 고양)씨는 “그동안 택배물품이 도착하면 몇 시간 동안 현관 밖에 놓고 소득절차를 거쳤으나, 이제는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 같다”며 쿠팡 이용을 중단했다. 박모(47·여·인천 송도)씨도 “접촉을 피하려고 택배를 자주 이용했는데 이제는 안심할 수가 없겠다”며 불안해했다.

이에 대해 방역당국은 택배 배송 물품을 통한 코로나19 전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전 세계적으로 중·장거리로 배달된 물건으로 코로나19가 전파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쿠팡 관련 인천 확진환자는 이날 19명 늘어 누적 30명이 됐다. 서울에서는 쿠팡 물류센터발 확진환자가 모두 16명이 발생했다. 이날 추가된 12명 중 물류센터 근무자는 8명이며 4명은 그 가족·지인으로 조사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쿠팡 물류센터 근무자 및 접촉자 4000여명 중 인천 거주자 1459명 등을 상대로 검체 검사 중이며, 1200여명의 검사가 끝난 이날 현재 30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이태원 클럽발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환자는 4명 늘어 총 259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은 지표환자인 부천 라온파티 뷔페 방문자가 아니라 다른 감염 경로로 전파됐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지난 26일 국내 코로나19 신규 환자가 40명 발생해 전체 환자는 1만 1265명이라고 이날 밝혔다. 신규 확진환자가 4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달 8일 53명 이후 49일 만이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2020-05-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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