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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나는 자연인”… 한밤 金자택 찾아간 심재철 ‘빈손으로’

김종인 “나는 자연인”… 한밤 金자택 찾아간 심재철 ‘빈손으로’

이근홍 기자
입력 2020-04-28 22:46
업데이트 2020-04-29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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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도 못한 비대위… 혼돈의 통합당

당권·대권주자들 상임전국위 무산 ‘작업’
金, 대선승리 준비·주도적 개혁 한계 판단
지도부 공백… 당 정상화 당분간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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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자신의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된 28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심재철(왼쪽)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임기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해 “나는 자연인”이라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이 자신의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이 가결된 28일 서울 종로구 자택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심재철(왼쪽) 대표 권한대행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임기 4개월짜리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해 “나는 자연인”이라며 사실상 거부의 뜻을 밝혔다.
연합뉴스
4·15 총선 참패 수습을 위해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카드를 택한 미래통합당이 28일 어정쩡한 결정을 내리면서 혼란은 더욱 커지게 됐다. 당이 재차 상임전국위원회(상전위)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기 문제를 먼저 해결하지 않는 한 이날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도부 공백의 연장이 불가피해지면서 당 정상화도 당분간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날 통합당이 당선자 총회→상임전국위원회→전국위원회를 잇달아 개최한 건 ‘김종인 체제’에 대한 명분 쌓기 의도였다. 21대 국회를 이끌 당선자들의 논의를 거친 뒤 당헌 개정으로 전당대회 일정(8월 31일)을 삭제하고, 이어 전국위에서 비대위 전환을 의결해 김종인 전 위원장을 추대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비대위원장 임기 문제는 김 전 위원장이 처음부터 강조했던 핵심 요구 조건이었다. 그는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내년 3월까지는 대선 승리의 준비를 마치고 떠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상전위원들이 회의에 불참한 건 무기한·전권 비대위원장을 강조했던 김 전 위원장에게 반감을 노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대위에 반대해 온 일부 당권·대권주자들은 회의를 무산시키기 위해 상전위원들에게 불참을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위에서 김종인 체제가 의결되긴 했지만 ‘여의도 차르’의 칼날은 손에 쥐기도 전에 무뎌진 꼴이 됐다. 당선자 총회에서는 김 전 위원장에 대한 반발이 쏟아졌고, 비대위 체제마저도 4개월짜리 시한부가 됐다. 비대위가 주도적으로 개혁 작업을 해 나가기는 한계가 분명한 셈이다. 김 전 위원장이 거부 의사를 밝힌 것도 이런 비대위로는 자신이 약속한 ‘대선 승리 준비’를 이뤄 내기는 불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전국위 결정에 대해 “나는 어떻게 됐는지 알지도 못한다. 나는 자연인”이라고 말했다.

심 권한대행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의 읍소도 불발됐다. 임기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지 못하자 김 전 위원장으로부터 아무런 답도 듣지 못한 채 포도주만 받아 마시고 발길을 돌렸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금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로 갈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 역시 ‘심 권한대행의 설명을 듣고 (비대위원장직 수락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나’라는 질문에 “나는 여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기자가) 내 마음을 어떻게 그리 잘 아나”라며 즉답을 피했다. 만약 ‘김종인 카드’가 완전 불발로 판명 나면 당은 다음달 8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 준비에 집중해야 한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2020-04-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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