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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단체조직죄 적용에...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박사방’ 일당들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에...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박사방’ 일당들

이성원, 이근아, 손지민 기자
입력 2020-04-23 17:14
업데이트 2020-04-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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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방’ 일당 범죄단제초직 혐의 가능할까
조주빈, 강훈 측 변호사 인터뷰로 쟁점 확인
최소한의 통솔체계 갖췄느냐가 관건
적용되면 조주빈, 강훈 등 동일 형량 가능
강훈 측 변호인, 주범격 범행엔 적극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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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관리에 관여한공범 ‘부따’ 강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2020.4.1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와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관리에 관여한공범 ‘부따’ 강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2020.4.1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성착취물을 제작해 유포·판매한 ‘박사방’ 일당을 범죄단체조직으로 묶어 처벌할 수 있을지를 두고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죄보다 벌의 무게가 가벼운 현실에서 천인공노할 죄를 지은 조주빈(25·구속 기소) 일당을 가중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씨와 강훈(19·구속) 등이 범죄단체를 조직했다고 보고 퍼즐을 맞춰 가고 있지만, 이들은 다른 혐의는 인정해도 범죄단체조직 혐의는 인정할 수 없다며 버틴다. 만약 범죄단체조직 혐의가 인정되면 이들은 조직 내 지위와 관계없이 모두 같은 형량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조씨와 강군이 같은 형량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서울신문은 23일 조씨와 강군의 변호인 인터뷰를 통해 향후 재판에서 맞붙을 쟁점을 짚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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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빈
조주빈
범죄단체조직 인정받을 수 있을까
관건은 최소한의 통솔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2017년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보이스피싱 조직 사건에 대해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인정했다. “위계질서가 유지되고 조직원 역할 분담이 이뤄지는 등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췄다”는 이유에서다. 공소장에 따르면 조씨는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하는 총괄 책임자로 규정돼 있다. 강군은 피해자를 물색·유인하는 동시에 성착취물 제작과 유포, 수익금 인출 역할을 했으며, 함께 기소된 사회복무요원 강모(24)씨는 피해자 물색·유인 및 수익금 인출 역할로 규정돼 있다.

변호인들은 범죄단체조직 혐의에 대해선 적극 부인한다. 역할 분담이나 체계가 명확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조씨의 변호인은 “그때그때 열심히 활동하는 회원도 있을 테고 시간이 되면 범죄에 가담하는 형태”라며 “유기적인 결합체라고 보는 시각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강군의 변호인은 “강군이 범죄에 가담한 정도에 대해선 사실관계를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박사방’ 조주빈 공범 ‘부따’ 강훈
‘박사방’ 조주빈 공범 ‘부따’ 강훈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성 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부따’ 강훈(18)이 17일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0.4.17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부따’ 강훈의 범죄 기여도, ‘주범 격’인가
조씨 변호인은 첫 검찰 조사를 받고 나서 박사방 공동운영자 3인(부따, 이기야, 사마귀)을 언급했다. 또 “강군은 범행 전체에서 제일 오랜 기간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조씨가 박사방 운영을 주도한 건 맞지만 강군도 구인 글을 올리는 등 성착취물 제작 과정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강군 변호인은 “잘못한 것은 맞지만 주범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강군의 변호인은 “조씨가 지난 3월까지 범행을 저질렀지만 강군은 2019년 11월 명예훼손 건으로 강북서 조사를 받은 이후 범행에 가담하지 않았다”면서 “둘의 관계에서도 조씨는 성인이었으며 강군은 당시 수능을 준비하던 고3 신분이었다. 강군은 조씨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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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모 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4.3 뉴스1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하며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에게 불법 조회한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모 씨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20.4.3
뉴스1
손석희·윤장현 사기 사건, 조직적으로 이뤄졌나
손석희 JTBC 사장과 윤장현 전 광주시장에 대한 사기 사건과 관련해 조씨 일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의 지휘하에 사회복무요원 강씨가 개인정보를 빼 오면 ‘부따’ 강군이 이들에게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돈을 받아 왔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날 조씨 변호인은 한발 물러서는 언급을 했다. 그는 “손 사장 등에 대한 개인정보를 유출할 때 사회복무요원 강씨를 시킨 게 맞다”면서도 “대부분 조씨가 주도해 이들과 접촉했고 강씨 역시 정보가 어떻게 쓰일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손지민 기자 sj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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