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에 독자파병… 美·이란 사이서 ‘균형’

입력 : ㅣ 수정 : 2020-01-21 18:50

폰트 확대 폰트 축소 프린트하기
아덴만에 있는 청해부대 작전 범위 확대
국방부 “파견 지역 한시적으로 넓힐 것”
이란과 외교갈등 우려 美 연합체엔 불참
美 “환영한다”…이란, 일차적 우려 표명
정부가 2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파견하기로 한 청해부대 왕건함. 사진은 지난해 12월 27일 부산해군작전사령부에서 왕건함이 출항하는 모습이다. 부산 연합뉴스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정부가 21일 호르무즈해협 일대에 파견하기로 한 청해부대 왕건함. 사진은 지난해 12월 27일 부산해군작전사령부에서 왕건함이 출항하는 모습이다.
부산 연합뉴스

정부가 21일 미국과 이란 간 갈등으로 긴장이 고조된 호르무즈 해협에 청해부대를 독자적으로 파병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월 파병을 검토하기 시작한 지 여덟 달 만이다. 다만 이란과의 외교적 갈등을 우려해 미국 주도의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국제해양안보구상·IMSC)에는 참여하지 않고 이미 아덴만 일대에 나가 있는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독자 파병’이라는 말 대신 ‘파견지역 확대’라는 표현을 쓰면서 “정부는 중동 정세를 감안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선박의 자유항행 보장을 위해 청해부대 파견지역을 한시적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정부 결정에 따라 청해부대 작전지역은 기존 아덴만 해역 일대 1130㎞에서 오만만, 아라비아만 일대까지 총 3966㎞로 확대된다. 지난주 오만 무스카트항에 도착한 31진 왕건함이 30진 강감찬함과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임무를 교대해 확대된 작전지역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왕건함에는 특수전(UDT) 장병으로 구성된 검문검색대와 해상작전 헬기(링스)를 운용하는 항공대 장병 등 300여명이 탑승해 작전을 수행한다.

정부는 지난해 5월부터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가 확대된 파견지역에서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더라도 필요한 경우 IMSC와 협력할 예정”이라며 “정보 공유 등 제반 협조를 위해 청해부대 소속 장교 2명을 IMSC 본부에 연락장교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IMSC에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국방부·국가보훈처의 신년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정세균 국무총리. 계룡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충남 계룡시 계룡대에서 국방부·국가보훈처의 신년 업무보고를 받은 뒤 장병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은 정세균 국무총리.
계룡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정부는 독자 파병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청해부대의 주 기항지를 기존 오만의 살랄라항에서 호르무즈 해협과 가까운 무스카트항으로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존 살랄라항보다는 군수적재에서 용이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정적인 작전 수행을 위해 청해부대의 대잠 및 대공 능력도 강화했다. 다만 국방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좋아지면 한시적 확대를 철회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우리 정부는 지난 주말쯤 이란에 외교 경로를 통해 독자 파병 결정을 설명했고, 이란은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외국 군대나 선박이 오는 것에 대해 기본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라면서 “일차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은 한·이란 관계를 관리해 나가자는 데 대해 우리와 같은 견해를 보였다고 한다. 미국은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20-01-22 1면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블로그

서울Eye - 포토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