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무용 그린 ‘신라 행렬도’ 고구려 고분벽화와 꼭 닮았네

입력 : ㅣ 수정 : 2019-10-17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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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신라 고분서 호석·항아리 조각 발견
경주 황오동 쪽샘 44호 돌무덤 발굴조사에서 나온 토기 조각들. 토기 조각들을 이어 붙이면 정밀하게 그려진 1500년 전 신라시대 행렬도가 보인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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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 황오동 쪽샘 44호 돌무덤 발굴조사에서 나온 토기 조각들. 토기 조각들을 이어 붙이면 정밀하게 그려진 1500년 전 신라시대 행렬도가 보인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조각으로 추정해 본 행렬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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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으로 추정해 본 행렬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제공

신라시대 돌무덤인 경주 황오동 쪽샘 44호분에서 사냥과 무용 모습 등을 정밀하게 그려 넣은 토기가 나왔다. 1500년 전 신라 사회상과 사후 관념, 신라와 고구려 교류 양상을 보여 주는 유물이어서 주목받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세기쯤 조성한 것으로 추정하는 쪽샘 44호분 발굴조사에서 호석(무덤 둘레에 쌓는 돌) 북쪽에서 신라 행렬도를 그린 긴 목 항아리(장경호) 조각들을 수습했다고 16일 밝혔다. 2014년 발굴을 시작한 이 무덤은 장축 30.8m, 단축 23.1m 크기에 타원형이다. 장경호는 높이 40㎝쯤으로, 대형 항아리 옆에서 찾았다. 연구소는 제작 시기를 5세기 중후반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편에 관해서는 “무덤 제사에 사용했다가 일부러 깨뜨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림은 상하 4단으로 구성됐는데, 3단을 제외한 나머지는 기하학적인 문양이다. 3단은 기마행렬, 무용, 수렵, 주인공으로 구성됐다. 기마행렬에는 사람이 탄 말 한 마리와 사람이 없는 말 두 마리가 있다. 말은 갈기를 의도적으로 묶어 뿔처럼 보이게 했다. 무용수는 각각 바지와 치마를 입었다. 수렵 장면에는 활을 든 사람과 암수 사슴, 멧돼지 등이 있다. 주인공은 가장 크게 표현돼 있고, 앞뒤에 개를 닮은 동물이 있다. 연구소 측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개는 무덤을 지키는 동물”이라며 “그림 구성이 고구려 고분벽화와 유사해 신라와 고구려 관계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신라 행렬도로는 울산 천전리 각석 암각화가 유일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9-10-17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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